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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웨어

하는 이유와 안 하는 이유

요즘 책상 의자에 엉덩이 붙일 틈이 없는 탓에

블로그를 일주일쯤 비웠더니 방문자 수가 눈에 띄게 줄었네요.

그래서 올려봅니다.

마소 3월호에 썼던 데스크 칼럼입니다. =_=;

얼마 전 블로그에서 재미있는 글을 하나 보았습니다.

제목은 ‘구글을 사용하는 이유와 사용하지 않는 이유’였습니다. 솔깃한 제목에 낚여(?) 내용을 읽다가 무릎을 탁
치고 말았습니다. 내용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왜 구글을 사용하는지와 사용하지 않는지에 대해 연구해 보았다.
우리의 결론은 이렇다.


구글을 사용하는 이유 : 검색이 잘 돼서
구글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 : 검색이 안 돼서


농담일수도 말장난일 수도 있지만 누구라도 이 글을 읽었다면 고개를 끄덕일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아래에 링크되어 있던 내용도 걸작입니다. 이번에는 파이어폭스를 쓰는 이유와 쓰지 않는 이유입니다. 쓰는 이유는 ‘편해서’ 쓰지 않는 이유는 ‘불편해서’랍니다. 이처럼 똑같은 서비스나 소프트웨어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는 정 반대로 느껴질 수 있다는 걸 우리는 가끔 잊고 지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모든 일을 너무 복잡하고 미시적인 관점에서 바라 보는 탓에 진짜 원인을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이론을 마소에도 적용해 보았습니다. 마소처럼 전통매체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전통매체의 입지가 좁아지는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원인들을 찾아내고 분석합니다. 그리고 저마다 자신들이 생각해낸 원인들을 이야기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를 정도입니다. 사실 어느 것 하나 정답일 리 없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관점에서 문제를 찾으려 하고 또 자신이 아닌 다른 곳에서 그 원인을 찾으려는 경향이 큰 탓입니다.

그런데, 앞의 저 블로거와 같은 논리를 적용해 보니 좀 더 명쾌한 이유가 나왔습니다. 분석 결과 잡지를 사서 보는 이유는 ‘읽을거리가 많아서’, 사 보지 않는 이유는 ‘읽을거리가 없어서’입니다. 그럼 마소도 읽을거리가 더 많아지면 지금보다 더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겠군요. 사실 마소 편집부는 얼마 전부터 크고 작은 변화들을 더해가며 마소를 변화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아직 저희들의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면 그건 아마 여전히 변화가 미진한 탓일 테지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마소의 변화들을 실감하게 될 거라 믿고 있습니다.

읽을거리도 늘어나고 독자들과 함께하고 개발자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크게 주장할 수 있는 마소가 되고자합니다. 한발 한발 변화해 가는 모습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 변화의 방향도 언제든 알려주세요. IT 잡지이면서도 여전히 애독자 엽서를 넣어 책을 만들고 있는 마소입니다. 엽서를 통해 제안해 주시는 내용들은 단 한 줄의 내용이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겠습니다. 함께 대한민국 개발자들의 마소를 만드는데 중요한 흙 한 삽 떠 주는 마음으로 참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 이제 우리 개발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개발자는 힘만 들고 돈은 못 버는 직업이라고요.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그 어떤 직종에서 종사하는 사람들보다 즐겁게 일하고 놀라울 정도의 수입을 과시하는 개발자들도 있습니다. 물론, 수입보다 중요한 것은 행복하냐 그렇지않냐는 것이겠지요.

개발자가 행복한 이유와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때 꼭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원인을 반드시 내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숭례문과 정부종합청사의 화재 이후 사람들은 정부의 대처에 대해 실망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처음부터 책임을 회피하고 문제의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으려 했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지 못하면 개선할 수 없습니다. 자기 자신을 바꾸는 것조차 쉽지 않은데, 남의 잘못을 지적하고 그들이 바뀌어 주길 바라는 것이란 부질없는 일입니다.

우리도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이유와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을 밖에서 찾지 말고 내 안에서 그리고 좀 더 근본적인 무언가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지금은 조금 힘겨울지언정 그 힘겨움은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입니다.

어느덧 추운 겨울을 지나 우리 앞에 성큼 다가선 3월. 저도 저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한 질문 하나와 그 이유를 찾아보며 시작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