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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좋은인연 vs 나쁜인연 호랭이는 삶의 곳곳에서 만난 크고 작은 인연들 덕분에 나름대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기계 설계를 전공했고 적성에도 맞는 일이었지만 우연히 쓰게 된 책과 그때 만난 분들과의 인연의 고리를 타고 마이크로소프트웨어 대표라는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자리에 있는 저를 보면 인연이란 더욱 감사하거나 혹은 두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인생을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인연 중 좋은 인연과 나쁜 인연을 구분할 수만 있다면 쓸데없이 소비되는 시간들을 상당히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마소에 입사한 이후로 정말 너무나도 감사하고 죄송한 인연들도 많지만, 그 반대의 인연들도 무척 많은 탓입니다. 인연도 병아리 감별하듯 슉슉슉 감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늘은 감사함과 서글픔이 공존하는 묘.. 더보기
인연 35년전. 젊은 부부는 성남의 성호시장 근처 몫 좋은 자리에 판자로 허름한 가게를 짓고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담배며 이런저런 물건들을 팔며 도외지 생활의 꿈을 키워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 가게 바로 옆 자리에 한 중년의 아주머니가 자리를 펴고 앉아 같은 제품을 팔지 시작했습니다. 청년은 화가나서 아주머니께 따져물었습니다. "아니 아주머니 이미 장사하고 있는 옆 자리에서 같은 물건을 팔면 어쩌십니까?" 아주머니도 그 말이 이해가 안 되는 바는 아니지만 마땅히 더 좋은 자리를 찾기도 어렵던 터라 그냥 같이 장사하면 될 일이지 이 시장 바닥에 니자리 내자리가 어디있냐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분위기가 험악해 질때쯤 싸움을 말린 사람은 배가 볼록한 새댁이었습니다. 아주머니는 다시 눌러앉아 장사를 했습니.. 더보기
피천득 선생님. "선생님, 좋은 글이란 어떤 글입니까?" "좋은 글은 쉽고 재미있는 글이에요.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았어도 다른 사람이 읽기 어렵고 재미가 없으면 소용이 없지요" 3년 전 피천득 선생님 댁에 들러 들었던 말씀입니다. 글이 무엇인지 어떻게 쓰면 좋을 지 조차 모르던 호랭이에게 선생님의 소중한 말씀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어렵고 현란한 어휘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글을 부러워 하고 있던 터였습니다. 호랭이의 가슴 속에 소중한 말씀을 남겨주신 피선생님... 지난 밤 숙환으로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가슴에 세워두었던 커다란 기둥 하나가 쑥 빠져 나간 느낌입니다. 맑은 눈빛으로 웃어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아흔일곱 삶을 사시는 동안 참 많은 사람의 가슴 속에 자리하셨을 선생님. 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