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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Phone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모바일 앱 사업을 위한 발상 방법

작년 한 해 마치 거대한 폭발이라도 일어나는 것처럼 응용물 시장(application market, App. store)이 여기 저기 생겨났다. 그리고 그것은 개발자들에게 마치 새로운 황금의 땅처럼 비춰졌고, 몇몇 개발자들은 노다지를 캐내어 큰 수익을 달성했다는 소식들도 들려온다. 그러나 열린 시장의 특성답게 벌써 응용물 간에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으며, 앞으로 그 경쟁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기존 게임 산업에서 출시하는 게임 중 몇 퍼센트에 해당하는 게임만이 의미 있는 소득을 올려 왔듯이 응용물 사업에서도 그렇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때일수록 정밀 유도폭탄처럼 정확히 노다지를 찾아내는 해법이 필요하며, 앞으로는 이런 해법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필자는 바로 이런 해법 한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필자가 제시하는 해법은 노다지를 찾아내는 탐사기와 같은 것이며, 필자는 그것을 발상 상자 또는 발상 기계라고 부른다.

노다지가 열렸다
기계적인 금광이 생겼다. 그것도 노다지다. 땅 속 깊숙이 숨어 있는 황금광산이 아니고, 땅에 노출돼 있는 황금광산이다. 노다지에는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누구든 금을 캐올 수 있다.

지금 세계적으로 앱스토어에 대한 이야기가  한창이다. 새로운 노다지라고들 한다. 지금까지 배고팠던 프로그래머들이 이제는 배부르게 먹고 살 길이 열렸다고도 한다. 그러나 그 노다지에 들어간다고 해도 모든 사람이 황금을 캘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황금을 캐는 방법을 아는 사람만이 그것을 얻어낼 수 있다.

응용물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을 우리말로 응용(應用)이라고 번역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명사 또는 이름씨임을 알기 쉽게 하고, 또 문장을 매끄럽게 만들기 위해서 응용이라는 말 대신에 응용물(應用物)이라는 말을 만들어 쓰고는 한다. 어떤 것을 기반으로 삼아 그것을 응용해 편의를 더해주는 것들을 응용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컴퓨터를 기반으로 삼아 통계를 내기 쉽게 해 주는 통계 프로그램도 응용물이고, 워드 프로세서도, 엑셀과 같은 스프레드시트도 응용물의 하나다. 더불어 온라인 게임은 컴퓨터 통신망을 이용한 응용물이고, 영상 편집 프로그램이나 전자책 프로그램도 응용물이다. 물론 이런 응용물에는 영상, 음성, 음향, 전자책과 같은 문화물(콘텐츠) 자체도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점점 작은 컴퓨터가 돼 가는 휴대전화를 포함한 이동통신 단말 장치를 응용해 편리성을 더해주는 어떠한 것 또한 응용물의 일종이다.

요즘 앱스토어가 유행하고 있는데, 이때 쓰는 앱(App)이란 말이 응용물을 나타내는 영어 낱말인 애플리케이션의 준말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휴대전화와 같은 이동통신 기기의 응용물에 대해서 앱이라는 말을 즐겨 사용하는 추세다.

앱스토어
애플은 아이팟과 아이폰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응용물을 누구나 쉽게 판매할 수 있는 열린 시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시장에 ‘앱스토어’라는 이름을 붙였다. 아이폰을 쓰는 사람들은 앱스토어를 통해 응용물을 구입한다. 그 응용물에는 택시를 호출하는 프로그램도 있고, 간단한 게임도 있고, 업무에 쓸 일정관리 프로그램이나 사진을 예쁘게 꾸며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아이폰 사용자는 앱스토어에서 응용물을 구입한 후 그것을 자신의 아이폰에 설치하고 사용하면서 편리함을 느낀다. 그러다보니 앱스토어에서 앱을 내려 받는 횟수가 잦아졌다. 앱스토어를 개설한 지 채 3년도 안 된 현재 시점에서 30억 회 정도를 내려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앱스토어는 옥션이나 지마켓과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열린 장터다. 누구나 팔고자 하는 응용물을 등록해 판매할 수 있으며, 약간의 수수료만 부담하면 된다.

나도 살고, 너도 사는 방법

누구나 앱스토어에서 자신이 만든 응용물을 판매할 수 있게 됐지만 모두가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상위 몇 퍼센트 이내에 들 정도로 판매량이 많은 경우에만 꽤 괜찮은 소득을 올린다. 또 어떤 이는 갑작스럽게 거부되기도 하는데, 어떻게 갑자기 거부되기 시작한 것일까? 원리는 간단하다. 수익분배 비율에 있다. 응용물 제작자 70%, 그리고 애플과 통신사 30%. 이것이 앱스토어의 수익분배 비율이다. 만 원짜리 프로그램 하나를 팔면 그 중 7,000원을 응용물 제작자가 갖고, 3,000원은 애플과 통신사가 나눠 갖는다. 물론 세금을 포함한 금액이다.

이것은 대단한 변화다. 그전까지 콘텐츠 업체를 포함한 응용물 제작자들은 수익의 많은 부분을 통신사에 넘겨줘야 했다. 겉으로는 응용물 제작자 50%, 통신업체 50% 또는 응용물 제작자 90%,  통신업체 10% 정도의 수익분배를 규정하고 있더라도 이런 저런 이유로 응용물 제작자에게 돌아오는 수입이 적었다. 게다가 시장이 폐쇄적이어서 쉽게 응용물을 내놓고 판매하지도 못했다. 그러다보니 응용물 제작에 꿈을 품고 도전했던 이들이 포기하거나 아예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며 꿈을 포기하고는 했다.



<그림 1> 휴대형 무선 통신 단말 응용물 시장의 악순환 구조

이런 악순환 구조를 만든 결정적인 이유 중의 하나로는 통신사가 자신들의 통신망을 통해서만 응용물을 판매할 수 있게 한 것을 들 수 있다. 비유하자면 통신사가 노다지로 가는 관문을 막고 서서, 그 노다지로 들고 나는 자들에게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통행료를 물린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실상 노다지 자체는 통신사의 것이 아니다.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기꺼이 지불하는 비용이 노다지의 황금을 이루고 있고, 그런 황금이 자라는 땅에 비유할 수 있는 무선 인터넷망 또한 개방된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노다지로 들어가는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통신 접속 방법을 통신사들이 틀어쥐고 있다 보니 응용물 제작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많은 통행료를 지불할 수 밖에 없었다.

악순환 구조 속에 사용자들도 여러 모로 손해를 봤다. 3,000원짜리 게임 하나를 자신의 휴대 전화에 설치하기 위해서 1만 원 정도에 해당하는 통신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사용자 또한 응용물 내려 받기를 꺼리게 됐고, 그럴수록 응용물 시장은 위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신사들은 악순환 구조를 쉽게 깨뜨릴 수가 없었는데, 자신들이 독점하고 있는 통행료를 놓치기 싫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에서 애플은 이 방식을 과감히 바꿨다. 그러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 애플이 바꾼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첫 째,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노다지로 들어가는데 내는 통행료를 없애다시피 했다. 이제 사용자들은 더 이상 통신사에 비싼 통행료를 지불하지 않고도 응용물을 자신의 휴대전화에 설치할 수 있다. 그리고 더 쉽고 간편하고 저렴하게 응용물을 내려 받아 쓸 수 있게 됐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사용자들은 더 많은 응용물을 구입하게 됐다.

둘 째, 응용물을 만들어 공급하는 사람들에게 받는 통행료도 대폭 낮추고, 까다롭던 통과 과정을 없애다시피 했다. 그러면서 온갖 편의를 제공한다. 노다지를 캘 수 있는 곡괭이에 해당하는 개발 도구까지 공짜로 준다. 그리고 노다지를 어느 곳에서나 캘 수 있도록 방해하지도 않는다. 아무나 어떤 형태의 응용물이든 앱스토어에 올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사용자, 애플 그리고 응용물 제작자가 서로를 살리는 상황이 됐다.



<그림 2> 휴대형 무선 통신 단말 응용물 시장의 선순환 구조

또 다른 노다지들 

이런 상황에서 또다른 노다지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첫 째, 안드로이드 마켓(http://www.android.com/market/)이 그것이다. 안드로이드란 세계적인 인터넷 검색 서비스 업체인 구글을 중심으로 만든 휴대전화용 운영체제 및 필수적 소프트웨어의 집합을 통틀어 일컫는 용어다. 일종의 기반(platform) 소프트웨어인 것이다.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휴대전화라면 안드로이드 기반의 프로그램이 무리 없이 작동한다. 구글은 애플의 앱스토어와 마찬가지인 열린 응용물 장터를 만들어 주고, 또 그 장터에서 판매할 응용물을 만드는데 필요한 도구까지 무료로 제공한다. 그러다보니 안드로이드 마켓이라는 노다지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휴대전화 제조업체와 통신사를 비롯해 여러 기업들이 애플 앱스토어의 성공을 기준으로 삼아 열린 응용물 시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경쟁하듯이 애플 앱스토어를 닮은 열린 응용물 시장들이 생겨났다. 애플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 마켓이라는 큰 노다지 외에도 여기저기서 노다지가 될 만한 광산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거의 모든 통신사나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그런 열린 응용물 시장을 통해 사용자에게 많은 응용물을 공급해야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한다. 통신사들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자신들이 받던 통행료를 낮추고, 노다지로 드나드는 자들에게 온갖 편의를 제공해야만 한다. 그래서 이제 통신사들은 다소 뒤늦은 감이 있지만, 자신들이 지키고 있던 관문을 열겠다고 한다. 곡괭이에 비유할 수 있는 개발 도구와 각종 편의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단다. 자신들도 이제는 애플처럼 판매 대금의 30% 정도만 갖겠다고도 한다. 심지어 어떤 회사는 20%만 받겠다고 한다.

고마워, 애플
필자는 수 년 전에 휴대전화 응용물 시장에 진출하고자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의 시장은 지금과는 너무도 달랐다. 노다지 자체가 적었을 뿐만 아니라 그 노다지로 들어가는 관문을 통신사들이 꽉 쥐고는 비싼 통행료를 받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노다지에서 황금이 나게 만들어주는 사용자들에게까지 통행료를 받았다. 그러다보니 노다지는 커지지 않았고, 심지어는 오히려 줄어든 노다지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거의 180도에 가깝게 변했다. 애플 덕분이다. 애플이 새로운 사업 방식을 보여줬다. 통행료를 적게 받고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준 것이다. 애플의 앱스토어 출현 이전에도 ‘한단고(http://www. handango.com)’나 그밖에 휴대전화 통신회사들이 개설한 일부 응용물 시장이 있기는 했지만 애플처럼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시장을 더욱 개방하면서도 그것이 휴대전화 제조업체와 통신사 그리고 사용자와 응용물 제작자까지 모두를 이롭게하는 선순환 구조로 정착하지는 못했다. 애플이 처음으로 선순환 구조를 보여준 것이다.

그러자 휴대전화 제조사, 통신사, 그 밖의 회사들도 애플을 따라하겠다고 나섰다. 70대 30이라는 수익배분이 세계적인 기준이 됐다. 어떤 열린 응용물 시장에서는 응용물 제작자에게 100 중에 80까지 수익 배분을 하기도 한다. 휴대전화 사용자들에게는 아예 통행료를 받지 않는 경우도 생겨서 사용자들이 더 많은 응용물을 구입한다. 그래서 노다지 안의 황금을 지속적으로 키워준다.

“애플, 정말 고맙다.”

애플 덕분에 나 같은 사람도 다시 한 번 응용물 사업을 해볼 의지를 갖게 됐다. 그리고 많은 응용물 제작자들, 예를 들면, 프로그램 제작자, 게임 제작자, 동영상 제작자, 출판사, 방송사들도 더 커진 시장을 얻게 됐다. 그리고 앞으로 더욱 큰 시장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정말이지 고맙고 고맙다, 애플!

그러나 문제는 황금을 찾는 방법이다
이제 노다지가 생겼고, 그 곳에서 황금을 캐는 방법까지 널리 알려졌다. 황금을 캐는 방법은 간단하다.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응용물 시장 주도자가 제공하는 개발자용 도구를 무료로 내려 받아 그것으로 프로그램을 비롯한 여러 응용물을 만든 후 애플의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 또는 다른 열린 응용물 시장에 등록하면 된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사용자가 그 응용물을 사면 판매 금액의 70%에서 많게는 80% 정도가 한 달쯤 뒤에 고스란히 통장으로 들어올 것이다. 정말 간단하지 않은가.

여기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 기술이 중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할 수 있다. 물론 중요하다. 곡괭이질을 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황금을 캘 수 있겠는가. 그러니 매일 매일 곡괭이 다루는 법을 익히고, 더 익숙해지도록 훈련해야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점이 있다. 노다지에서 황금을 찾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곡괭이 기술자, 특히 장인 수준에 오른 기술자라고 할지라도 황금을 찾지 못한다면 자신의 기술은 쓸모가 없어진다. 아무리 프로그램 제작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이용자들이 사주지 않는 응용물을 백 개, 천 개, 만 개 만들어서 무엇 하겠는가. 시간과 노력과 기술과 인력과 자금과 같은 자원만 낭비하는 셈이 될 뿐이다.

황금을 찾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라도 내려 받을 만한 독창적이면서도 가치 있는 응용물을 고안하는 것이다. 그런 응용물을 고안하지 않고 남들이 이미 다 만들어 놓은 응용물을 만든다거나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지 않는 응용물을 만든다면, 노다지는 당신에게 돈을 안겨주는 곳이 아니라 당신의 신성한 노동력을 소모하게 하는 노예 공사장이 될 수도 있다.

애플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을 비롯한 열린 응용물 시장들의 진입 장벽은 낮다. 그러다보니 개발 도구를 사용해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기만 하면 누구나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게다가 누구나 곡괭이로 상징되는 개발 도구를 무료로 쥘 수 있으며, 그 곡괭이를 쥔 거대한 집단과 같은 대형 응용물 제작 기업들도 있다. 이들은 심지어 곡괭이를 사용하는 기술마저도 뛰어나며, 이미 이전의 폐쇄적 이동통신 응용물 시장 또는 PC 기반 응용물 시장에서도 뛰어난 응용물을 제작해 성공해 본 경험을 갖고 있다. 소스코드까지 갖고 있어서 곡괭이를 잠깐 휘두르는 것, 다시 말해서, 기존의 소스 코드를 이동통신 운영체제에 맞게 변환(conversion)하는 것만으로도 곧 황금을 캐내갈 수도 있다. 벌써 많은 기업들이 이런 식으로 응용물을 만들어서 판매하거나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이 시장이 열려 있는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무한 경쟁의 열린 시장인 셈이다. 이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곡괭이를 다루는 기술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황금을 찾는 기술에 달려있다. 다시 말해서, 이동통신 환경과 휴대전화 단말기 특성을 고려해 경쟁 제품 대비 독창적이면서도 이용자가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라도 사고 싶어할 만한 응용물을 고안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어떻게 황금을 찾을 것인가
황금을 찾는 방법. 그렇다. 바로 이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어떻게 황금을 찾을 것인가

필자가 이 글을 통해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이렇다. 황금을 찾는 방법, 황금을 찾는 기술, 황금을 찾는 도구를 독자들에게 전수해 주는 것. 이것이 이 글이 목적이다.
‘그런 방법을 알고 있다면 혼자만 쓰면 되지, 왜 알려주느냐’고 물어올 수도 있겠기에 여기에 대답을 적어 놓는다.

“혼자만 쓰기에는 너무 아깝다. 그리고 남이 부자가 되면 나도 부자가 된다.”

애플이 만든 선순환 구조를 생각해 보라. 나는 응용물 제작자들을 부자로 만들어 줌으로써 부자가 되는 방법을 택했다. 그 후에 함께 진보해 나가는 것이다. 많은 응용물 제작자들이 소비자에게 딱 필요한 좋은 응용물들을 공급해 주면, 휴대전화 사용자들은 더 많은 응용물을 구입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노다지는 더 커질 것이다. 나 또한 더 커진 노다지에서 더 많은 황금을 캘 수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이제부터 황금을 찾는 방법을 설명하려고 한다. 지식은 진주보다 더 귀하다. 이 글에 담긴 지식이 당신에게 진주 여러 꿰미에 해당하는 값어치를 지닌 황금을 얻게 해 줄지도 모른다.

■ 응용물 개발 절차 

이동통신 응용물의 개발 절차를 간략하게 알아보자.



<표 1> 응용물 제작 절차 비유 및 비교

<표 1>에서 보듯이 응용물 제작 절차는 크게 보면 네 단계, 그리고 작게 보면 여덟 단계로 이뤄졌다. 물론 이 분류 방식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무지개 색깔을 다섯가지 색으로 보기도 하고, 일곱가지 색으로 보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색을 더 잘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은 무지개 색을 열가지 이상으로 구분하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개발 절차에 대해서 논의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개발 절차 전체 중에서 응용물을 발상해 낸다는 것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를 알리려고 할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발 절차를 조금 더 부연 설명하면 <표 2>와 같다.



<표 2> 상세한 응용물 제작 절차

<표 2>가 나타내는 모든 개발 절차가 저마다 중요성을 지니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기안은 모든 업무의 시작이다. 기안 중에서도 발상은 더욱 그렇다. 발상이 없는 상태에서는 그 이후의 과정을 진행할 수가 없다. 그리고 발상의 양이 충분해야 그 이후에 이어지는 선별 작업을 통해 나름대로 시장성 있는 응용물을 추려 낼 수가 있다. 시장성 있는 응용물이어야 개발대상으로 선정된다. 그리고 개발이 돼야 판매도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과정을 고려해 발상의 양이 충분해야만 성공적인 판매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나의 응용물을 제작하는 데에는 시간과 노력, 비용이 투입된다. 막연한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응용물을 제작한다면, 그것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기 어렵다. 때문에 아이디어를 선별하고 확정짓는 일이 필요하며, 그 일을 위해 충분한 발상이 선행돼야 한다.

흔히 프리 프로덕션이라고 불리는 기안과 선정 과정에서 실패하면, 프로덕션 과정이라고 불리는 개발 과정에서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동원해 봐야 실패하게 마련이고, 포스트 프로덕션이라고 할 수 있는 판매는 꿈도 꿀 수 없다. 그리고 프리 프로덕션은 발상에서부터 시작된다.

발상의 저변이 넓을수록 정상 부분에 해당하는 출시와 판촉 부분, 비유하자면 꽃 봉우리라고 할 만한 의미 있는 수익을 내는 응용물의 수량 또한 커진다. 이것은 피라미드 구조에 비유할 수 있다.



<표 3> 발상의 양에 따른 성과 표현 피라미드

<표 3>에서 피라미드 ①은 어떤 것을 발상하자마자 제작에 들어가는 것을 나타낸다. 이 경우에도 우연히 성공할 수는 있다. 특히 응용물 시장이 막 열린 상태라거나 발상 자체가 우연히 독창적인데다가 이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한 두 번 또는 두 세 번 우연히 성공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지속적으로 의미 있는 수익을 내는 응용물을 만들어 내기는 어렵다.

피라미드 ②는 다소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경우를 나타낸다. 제작에 들어가기 전에 꽤 많은 발상부터 하지만 발상의 양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다. 이런 때에 수익을 내는 응용물을 비교적 지속적으로 만들어 낼 수는 있을 것이다. 다만 그 수익의 규모가 크지 않다는 것이 문제인데, 소위 말하는 대박 응용물이 나올 가능성이 낮다.
피라미드 ③은 대량으로 발상을 하는 경우를 표현한다. 이 경우 발상의 양으로 표현되는 피라미드의 저변이 넓어서 의미 있는 수익을 내는 응용물의 양을 나타내는 피라미드의 정상부 또한 크다. 그리고 정상부가 큰 만큼 소위 말하는 대박 응용물이 그 안에 섞여 있을 가능성도 크다.

시장 초기 상태라면 피라미드 ①이 보여주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열린 시장의 특성상 경쟁이 곧 치열해지기 때문에 곧 피라미드 ②의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의미 있는 수익을 원한다면 당연히 피라미드 ③의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때문에 필자는 발상이 전체 제작 공정 중에서 30% 정도의 중요성을 차지하고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응용물 개발 능력을 지닌 사람들, 특히 프로그래머와 같은 개발자들은 개발에 더 많은 노력을 투입하는 경향이 있다. 실상 개발이라고 하는 것은 응용물에 대한 생각을 표현하는 과정이다. 응용물 자체에 대한 기획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면 아무리 뛰어나게 표현한다고 해도 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따라서 응용물 제작자들은 발상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황금을 캐기 전에 먼저 황금을 찾을 줄 알아야 하는 법이다.

■ 대량 발상의 필요성과 3퍼밀의 법칙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발상의 양이 수익을 내는 응용물의 양을 결정한다. 그런데 어느 정도 발상을 해야 할까. 의미 있는 수익을 내는 응용물 3개를 만들고자 한다면 1,000개 정도의 발상이 필요하다. 필자의 이런 주장에는 근거가 있다. 필자는 그 근거로 ‘3퍼밀의 법칙’을 들고자 한다. 3퍼밀이란 1,000 분의 3에 해당하는 비율을 말한다. 3%의 십분의 일에 해당한다.

필자가 아르바이트 삼아서 컴퓨터 관련 강의를 하고 다니던 시절이었다. 필자는 광고 전단을 만들어 아파트 관리 주체와 계약을 맺고는 그것을 아파트 게시판에 붙이고 다녔다. 그때 어디서 읽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 3퍼밀의 법칙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마케팅 용어였는데, 1,000명의 사람에게 광고를 노출하면 그 중 3명 정도만이 상품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었다. 나는 실제로 그런 법칙이 들어 맞는 것을 체험했다. 광고 전단지를 1,000명 정도에게 노출이 될 만큼 아파트 게시판에 붙이고 나면 실제로 강의를 하는 경우는 3번 정도에 불과했다. 때로는 4번, 때로는 10번 그리고 때로는 1번 정도만 성사되는 경우도 있기는 했지만 평균을 내어 보면 거의 3퍼밀의 법칙이 성립했다. 필자는 그렇게 전단지를 지속적으로 붙이고 다녔고, 내가 붙인 전단지는 1만 장도 넘었을 것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1,000장을 붙이든 1만 장을 붙이든 강의로 연결되는 경우는 거의 언제나 3퍼밀 정도였다. 그래서 나는 강의를 3번 정도 하고 싶을 때면 1,000명 정도가 볼 수 있을 만큼 전단지를 붙였고, 10번 정도 강의를 하고 싶을 때는 5,000명 정도가 볼 수 있을 만큼 전단지를 붙였다. 당연히 더 많은 강의가 필요할 때는 더 많이 붙였다.

3퍼밀의 법칙을 거꾸로 생각해 보자. 전단지를 많이 붙일수록 성과도 좋다. 성과를 키우려면 그만큼 더 많은 전단지가 필요하다. 나는 이것을 ‘다수의 법칙’이라고 이름 붙였다. 다수의 법칙은 3퍼밀의 법칙의 짝이다.

이제 응용물을 발상하는 문제로 돌아가 보자. 열린 응용물 시장인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에는 벌써 수 만 혹은 수십 만 개의 응용물들이 등록돼 있다. 실상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응용물들은 거의 다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필자가 다소 무리한 적용이라는 비판을 받을 줄 알면서도 3퍼밀의 법칙을 원용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출시되는 많은 응용물 중에서 의미 있는 수익을 거두고 있는 응용물은 전체 응용물 중의 겨우 몇 %에 불과하며, 앞으로는 그 비율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이런 시장에도 반드시 틈새는 존재하게 마련이다. 그 틈새란 아직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황금 광석에 비유할 수 있다. 그 틈새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 아주 간단하다. 찾고 찾으면 된다. 많이 찾아다니면 된다. 다수의 법칙을 따라서 새로운 응용물들을 아주 많이 발상하다보면 그 중 3퍼밀 정도는 제대로 된 틈새, 아직 누구도 캐지 못한 황금일 가능성이 있다.

이 3퍼밀 또는 희박한 성공 확률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방법은 지능형 능동 유도 폭탄을 제조하는 데에 있다. 그저 여기 저기 폭탄을 떨어뜨려서 표적을 맞히려고 하기보다는 정확하게 표적을 찾아가는 지능형 폭탄 또는 정밀 유도 폭탄을 제조하면 되는 것이다. 정밀 유도 폭탄의 핵심 기술은 지형 탐지 기술이다. 이 기술의 기반 원리는 황금 광산을 탐사할 때 쓰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필자는 바로 이런 지형 탐지 기술 또는 광산 탐사 기술을 알려주려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지형 탐지 기술 또는 광산 탐사 기술에는 필연적으로 세밀한 지도가 필요하다. 이런 세밀 지도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대량의 아이디어다. 바로 이런 대량의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게 하는 것, 그것이 필자가 이번 연재에서 제공하는 지식의 핵심이다. 향후에 다시 연재할 기회가 있다면 그 때는 세밀 지도를 통해 표적을 골라내는 방법을 다룰 수도 있겠지만, 이번 연재에서는 세밀 지도를 작성하는 방법에만 집중하고자 한다.

요약하자면, 의미 있는 수익을 거두는 것, 곧 표적을 정확히 공격(pin point attack)하기 위해서는 먼저 세밀 지도를 만들어야 한다. 여기서 세밀 지도는 곧 대량의 아이디어를 의미하고, 대량의 아이디어는 많은 발상에서 비롯된다. 기억하자, 많이 발상해야 한다는 것을.

어떻게 많은 발상을 할 것인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발상을 많이 할 수 있을까. 실상 강제로 아이디어를 짜내지 않는 한은 1,000개 혹은 2,000개를 넘어서 몇 만 개나 되는 발상을 하기는 쉽지 않다. 누군가에게 하루 정도의 시간을 주면서 100개 정도의 발상을 해오라고 한다면 선뜻 나서겠다는 사람이 있을까. 제 아무리 천재라고 해도 발상을 하루만에 100개 정도나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거의 매일 또는 일주일에 5일 동안 꾸준히 100개씩 발상해야 한다면 더더욱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필자는 그 중에서 가장 쉬우면서도 모바일 앱, 다시 말해서, 휴대전화를 포함한 이동통신 단말기용 응용물을 개발하기에 가장 적합한 방법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방법의 원안은 아주 오래전부터 쓰여왔던 것인데, 소프트뱅크의 창업자는 이 방법을 써서 특허를 취득하고는 특허를 팔아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쥐기도 했다. 이 방법은 ‘카드법’이라고 일컬을 수 있다. 조금 길게 표현하자면 ‘낱말 쪽지를 조합해 강제적으로 발상을 얻는 방법’이다.

이쯤에서 ‘에이, 난 또 뭐라고. 그까짓 것쯤이야 새로운 것도 아닌데. 또 그렇게 해서 좋은 발상이 나온다면 왜 지금까지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았겠어?’라고 의문을 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거듭 이야기하지만 이 방법은 아주 강력하며, 필자는 이 방법의 원안을 휴대전화를 포함한 이동통신 단말기용 응용물 개발에 잘 적용할 수 있도록 보강했다.

다음 호부터는 이 방법, 곧 열린 응용물 시장에서 틈새를 발견하는 법, 황금을 찾는 법, 독창적이면서도 가치 있는 응용물을 고안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필자] 박진수 arigaram@empal.com|오랫동안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시스템을 구축을 경험했다. 『좋은 코딩 나쁜 코딩』 등의 컴퓨터 관련 도서를 다수 저술했고, ‘우제용(寓諸庸)’이라는 필명으로 『복리』 등의 이야기 책 저술에도 힘써 왔다. 현재 이동통신 응용물(mobile applications)을 포함한 문화물(contents)의 창안과 기획 그리고 제작에 관심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