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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로고 뒷담화 - 세상 참 넓다.

데니스 황은 우연한 계기에 기념일 로고 디자인을 하게 되었다.
당시에 회사에 미술을 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던 탓에, 미술을 전공한 데니스 황이 얼떨결에 로고 디자인을 한 것이다. 그걸 계기로 2000년 7월, 프랑스의 국경일을 기념하기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디자인한 로고만 400-500 개나 된단다.
2000년 이었다면 그의 나이 스물 둘. 어리다면 어린 나이다. 그런 나이에 전 세계 구글 홈페이지에 표시될 로고를 디자인 한다는 것이 적잖이 부담도 됐을 터다.
어쨌든 처음 디자인해서 올린 로고가 반응이 좋았던 덕분에 그는 계속 로고를 디자인하게 되었고, 수백 개의 로고를 디자인하다보니 에피소드도 많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2001년 8월 15일에 올린 광복절 로고다. 태극기와 태극마크, 무궁화로 장식된 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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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민들도 잘 달지 않는 태극기를 전 세계 구글 홈페이지에 단 것이다. 광복절 로고를 올리고 뿌듯해 할 때 쯤, 수만 건의 항의 메일이 쏟아져 들어왔다. 인도발 메일이었다.
8월 15일은 인도 또한 국경일인데, 10억 인구를 무시하고 어떻게 한국의 국경일에 맞춘 로고를 올릴 수 있느냐는 내용의 메일이었다. =_=;

한바탕 난리는 일본에서도 이어졌다. 이들은 아예 구글이 로고에 태극기를 직접 달았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터다. 일본에서는 한국 해커들이 구글 홈페이지를 해킹한 줄로만 알고 발칵 뒤집어 졌단다. 왜 이러니 진짜? =_=;;;
그 후로 지금까지 한국과 관련한 기념일 로고는 10여개가 만들어 졌고, 한 국가를 테마로 한 로고 중 미국 다음으로 많은 개수다.

다음 에피소드는 2003년 4월 25일. DNA 구조를 발견한 지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디자인한 로고의 이야기다.
몇 번씩이나 수정하여 완성한 로고의 디자인은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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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구조로 ‘oo’를 대신한 것이다.
그런데, 이 로고를 올리자마자 순식간에 이메일들이 쏟아져 들어왔단다.
전 세계 유전자 공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의 항의 메일이었다.
이메일의 내용은 대부분 “이 그림은 유전자가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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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는 나선형 구조로 되어 있어야 하는데, 바로 이 부분이 잘못되었다는 지적이었다.
(그림에서 표시된 부분의 빨간색이 노란색 뒤쪽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_=;)
그야말로 코딱지만한 부분의 오류를 찾아 지적해 준 것이다.
그래서 잽싸게 로고를 고쳤단다.
이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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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에 DNA를 발견한 과학자 중 한 명이 구글을 방문하여, 데니스 황이 디자인한 로고에 사인을 청하기도 했단다.


이번에는 크리스마스 로고 시리즈의 에피소드다.
데니스 황은 눈사람을 이용해서 스토리가 있는 다섯 편의 로고를 만들고, 하루에 하나씩 바꿔가며 로고를 띄웠다. 전혀 문제가 없을 듯한 로고였다.
그런데, 또 항의 메일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대체 이유가 뭘까?
?
응?
맞춰바...
.
.
.
.
.
북반구와 남반구의 계절이 다른 탓이다. 한 여름인 그들에게 크리스마스만 되면 쏟아져 나오는 겨울 영화나 광고들이 스트레스였던 모양이다.


데니스 황은 구글의 기념일 로고를 디자인하면서 세상이 참 넓다는 사실을 배운단다. 다양한 경험 넓은 시야는 소리 없이 그 사람을 더욱 크고 튼튼하게 키워주는 밑거름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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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방문한 데니스 황에게 한 기자가 물었다.
“다섯 살에 한국에 와서 10년 정도 한국 생활을 하다가 미국으로 나갔는데, 한국에서 있었던 추억 같은 건 없나요?”
데니스 황이 대답했다.
“네, 저는 평범한 중학생이었습니다. 일자로 쫙 서서 빠따를 맞고, 이 꽉 물어 하고 맞고”
^-^; 데니스 황에게 한국은 그처럼 암울하기만 하단 말인가?
왼손잡이던데. 그래서 이를 꽉 물어야 했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