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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이 말하는 한국인들 '누구 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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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랭이가 샘터의 기자로 일했던 덕분에 샘터를 그만둔 지 벌써 3-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매달 샘터가 집에 도착합니다.

사실 바쁘다는 핑계로 잘 읽지 못하지만(대신 여보님이 매달 잘 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허리가 약간 아파서 그냥 집에서 쉬기로 하고 오랜만에 샘터를 펼쳤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 재미난 얘기가 하나 있어 옮겨봅니다.

고마츠 사야까라는 스물일곱의 일본인 아가씨가 쓴 글입니다.

작은 사진도 뭍어 있는데 얼굴도 참 착하십니다. ㅋㅋㅋ

이야기는 이제부터인데요.

6년 전에 한국에 온 고마츠 사야까(이하 야까 ^-^;) 양은 한국어와 일본어의 구조가 비슷한 덕분에 배우기 쉬운 듯하지만 서로 다른 문화 탓에 어렵기도 하다고 합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호칭이라는데요.

일본에서는 친척에 대한 호칭이 할머니와 할아버지, 아저씨와 아줌마 그리고 아줌마와 아저씨들의 자녀들은 그냥 이름만 부르면 된답니다.

그런데 한국은 어떤가요? 혈연을 중요시 하는 탓에 호칭이 장난이 아니라는 거죠.

고모, 고모부, 이모, 이모부, 할머니,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삼촌, 조카, 형부, 처제, 사돈, 제부...

도무지 이해조차 하기 어려운 호칭들을 공부하기가 쉽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야까 양을 경악하게 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제부터는 샘터(2008년 8월호)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해 보겠습니다.

내가 부산에서 한글어학당 다니던 꼬꼬마 시절에 한국 친구의 단골 술집에 따라가게 되었다. 어두운 시장 골목 구석에서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동동주와 파전을 파는 작은 포장마차였다. 자리에 안자마자 친구는 크게 소리쳤다.

"이모오오오! 여~ 파전 大자, 동동주도 大자" (응? 이모? 아~ 친척집이었구나. 친척집이 단골이라니!)

동동주가 나오자마자 우리는 무안주로 '원샷'을 남발했고 어느새 바가지로 동동주 항아리 긁는 소리만 들려올 때쯤! "삼초오오온! 동동주 大자 하나 더 주세요" (오~ 삼촌! 친척집이 확실하네, 서비스 좀 나올라나.)

좋은 분위기로 술을 마시고, 술자리가 끝날 때쯤 그 친구가 삼촌에게 말했다.

"사장님, 여 계산요!" "네, 잠시만요. 얼마입니다." (응? 사장님? 뭐야. 내가 취해서 잘못 들었나?)

그런데 삼촌(?)이 얼마라고 말하자마자 다른 친구도 합세해서 서로 돈을 내겠다고 하는 바람에 포장마차 안이 한바탕 시끄러워졌다.

"삼촌, 내 돈 받아요" "아이다. 삼촌 여기요, 여기!" (헐~ 동동주집 주인은 도대체 누구네 삼촌인 거니?)

ㅋㅋㅋ 인생의 좌우명이 '원샷 노 브레이끼'라는 야까 양은 한국에 오래 살다보니 자연스레 이런 호칭 문화가 익숙해 져서 이제는 아줌마보다는 이모, 아저씨보다는 삼촌, 손님 보다는 언니, 오빠 등의 호칭에 더 정이 가기 시작했다는데요.

그러고보니 우리네 호칭 문화가 외국인들에게는 참 낯설 것 같습니다요.

삼초온~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