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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랭이 사는 이야기

호랭이 아들 민수를 소개합니다.

비오는 일요일 저녁.

사무실에서 혼자 일을 하다가 옛날 사진을 찾아냈습니다.

5~6년은 지난 사진입니다.

거기엔 이제 기억도 희미한 어린 정민수가 있었습니다.

10년 전의 일이지만 아직도 이 아이가 태어나던 때의 공기, 느낌, 소리 등이 어제의 일처럼 고스란히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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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동생이 태어나면 질투하고 심술을 부린다는데...

이 아이는 동생이 사랑스러워 어쩔 줄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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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걸 방해해도 동생이 마냥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하다는 어른스런 아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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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5~6년 전에 민수가 그린 아빠 그럼입니다.

머리에 머리카락이 아닌 뿔이 그려있는데요.

사실 이때 제 헤어스타일이 저랬습니다.

굵은 직모라서 어지간해선 잘 빗어지지 않는 탓에 아예 바짝 새우고 다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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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 샷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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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는 그림을 잘 그리고 태권도는 벌써 2품입니다.

운동신경은 아빠에게 물려받지 못한 탓에 그다지 잘 하지는 않지만 축구를 아주 좋아합니다.

아빠가 꼭 필요한 시기에 저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자리를 지켜내느라 민수와 자주 놀아주지 못하지만

주말 아침 한시간 정도는 꼭 축구 연습을 시켜주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별로 승부 근성이 없을 것 같으면서도 골 클럽에서 하는 시합에서 지고 오는 날이면

분해서 펑펑 우는 아이입니다(보통은 이깁니다. 같은 골클럽 친구들의 실력이 어지간한 축구부 이상입니다).

다른 과목은 곧잘 하는 편이지만 사회는 잘 못합니다.

아빠의 단점을 그대로 물려받은 탓입니다.

신기하게도 관심을 가지는 일에 대해선 외울 필요도 없이 자동으로 외워지면서 사회나 국사처럼 무작정 외워야 하는 과목은 도무지 흥미가 나질 않습니다.

부모가 된다는 건 참 묘한 느낌입니다.

세상에 나를 절대적으로 믿고 절대적으로 의지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나와 똑같이 생기고 누가 가르치지 않았음에도 똑같은 습관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건

신기하기도 하고 생각하기만 해도 가슴 멍먹한 일이기도 합니다.

내 아이의 작은 눈에 크고 멋진 세상을 보여주고 싶지만

현실은 이렇게 주말 저녁에도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신세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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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한참 아린 주제에 너무 어른스러워서 가끔은 부모를 당황스럽게 하고

관심 없는 일엔 도무지 아무런 의지도 보이지 않다가도

어느샌가 무서운 투지를 보여서 부모를 놀라게하고

늘 다정하고 이해심 많은 정민수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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