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하면 떠오르는 것은 금문교와 케이블카.
금문교는 멀어서 아직 가 보지 못했지만 케이블카는 호랭이가 묵는 호텔에서
자바원이 열리는 모스콘 센터로 가는 사이에 수없이 본다.
철로 사이에 깔아 놓은 케이블의 힘으로 간다는데 정말 대단하다.
천천히 달리는 덕분에 관광객들은 일부러 좌석 대신 봉을 잡고 서서 바람도 맞고 전차 밖의 풍경도 사진에 담는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가 아니라면 보기 드문 장면이 있어 여기에 올린다.
면도기 사러 다녀 오다가 스트로브도 없이 대충 찍은 것이기는 하지만 느낌을 알 수 있을 듯하다.
케이블 카의 정류장은 이렇게 생겼다. 길이 딱 끊어졌나 싶지만 잘 보면 바닥에 둥근 원판이 있다.
약간 굽은 듯한 마지막 정류장으로 전차가 들어오면 당연히 멈추게 된다.
사람들은 이 전에 다들 내린다.
그럼 바닥의 원판이 회전하면서 케이블카를 180도 회전시킨다.
가끔 주차 타워에서 많이 보는 광경이다.
다른 점은 여기에서는 사람이 직접 원판을 돌린다는 점이다.
힘이 세 보이는 아저씨들이 전차와 원판 바닦을 밀어서 돌린다.
(사진 왼쪽에 회전 손잡이를 밀고 있는 아저씨가 희미하게 보인다)
전차가 180도 돌고 나면 다시 아저씨 둘이서 전차를 원판 밖으로 밀어낸다.
100% 수동이다. 효율도 떨어지고 속도도 무지 느린 전차.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낡은 케이블카를 폐기하는 대신 보존하여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엄청 느리게 가는데, 플래시 없이 셔터 스피드를 늘려 찍으니 무슨 KTX같다. ㅋㅋㅋ
전차를 타고 샌프란시스코를 한 바퀴 돌아보면서 재미난 광경을 또 봤다. 승용차들이 느려터진 전차 뒤에 서서 천천히 따라와 준다는 점이었다. 누구 하나 빵빵 거리지 않고 서로 손을 흔들어 주기도 했다. 조금만 속도를 늦추면 그 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고,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지만 실천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