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영모 님이 마소 10월호에 재미있는 글을 주신 탓에
순서 없이 그냥 확 올려 봅니다.
내용이 너무너무 재미있으니 기대하시라...
영어로 읽는 세상을 시작하면서, 매달 대부분의 독자일 개발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줘야 하나 고민스럽다. 생각해 보면 삶의 족적을 따라 그 때의 고민에 따라서 무의식적으로 관련 아티클을 택하게 되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우리 모두 가늘고 길게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죽을 때까지 개발자로 남을 것인가?
이건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원제: Eric Sink on the Business of Software, 사이텍미디어 2007)』라는 책의 표지 상단에 나오는 메시지다. 앞으로 10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혹은 지금의 경쟁력을 더 키우면서 자신의 사업을 해 보고 싶다면 읽어 볼 만한 책이다. 저자 에릭 싱크는 새로운 커리어로서 개발자가 소위 ISV(Independent Software Vendor)를 만들어 창업을 하게 되면 어떤 문제에 봉착하는 지, 그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의 열 다섯 번째 이야기는 ‘마케팅은 결코 마지막 단계의 작업이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시작한다. 우리 개발자들은 우리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고 제품을 만들고 나서 마케팅을 고민해도 된다는 생각을 한다고, 우리가 생각하는 마케팅은 월드컵 축구 경기 중간에 나오는 맥주 광고 정도라고 현실을 이야기한다.
인식하든지 안 하든지 간에 제품을 설계하면서 스펙에 대해 고민할 때부터 마케팅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일리 있는 주장이다. 어떤 제품이 대상 고객의 인식 속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포지셔닝이라 하는데 예를 들어 ‘세상에서 가장 품질이 우수한 삼성의 평면 TV’같이 ‘가장 품질이 우수한’이란 말이 포지션을 기술하는 말이다.
말이 나왔으니 마케팅과 조금 더 친숙해지기 위해 마케팅에 관한 책을 들춰 볼까? 이왕이면 삼성이 나오는 친근한 주제이면서 삼성과 소니의 경쟁과 포지셔닝을 엿볼 수 있는 주제로? 다음의 글은 Advertising and Promotion(McGRAW - HILL 2004)의 사례를 발췌한 내용이다. 2004년 이전 상황을 반영한 글인데, 현재와 비교해 볼 수 있어 재미가 있다. 또한, 마케팅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지, 포지셔닝이 우리 생활과 얼마나 가까운 곳에 있는 지 느껴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소니, 조심하라! 한국인이 온다!
삼성에 대해 들어 보신 적이 있으세요? 집에 전자레인지가 없다면 못 들어 봤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왜냐면 삼성은 미국 내에서 전자레인지 분야에서는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960년대 초로 돌아 가서 생각해 보면, 당시 소니를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았답니다.
소니도 초기에는 시계, 라디오 및 흑백 TV 메이커로 알려졌고 모토로라, 필립스 및 제니스와 비교할 때 2류로 인식되었습니다. 소니처럼 삼성도 미국에서는 VCR이나 TV, 전자레인지 등의 저급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알려져 왔습니다만 소니처럼 유명한 마켓리더 전자회사가 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에 본사를 둔 삼성은, 2005년까지 브랜드 인지도에서 소니를 앞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고요? 삼성에게는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그리고, 이걸 한번 보시죠. 후지쯔, 하다치, 마츠시다, NEC 및 도시바 등의 일본회사들이 모두 적자를 기록하는 동안, 삼성은 2001년 247억 달러 매출에 22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성공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Not only that, but Samsung now manufactures laptops, DVDs, cell phones, and flat-screen TVs (among many other products) and is ranked fifth in the world in patents, behind IBM, NEC, Canon, and Micron Technology. The firm? growth has caught the attention of the competition, who now no longer doubts that Samsung can do it.
그뿐만 아니라, 삼성은 노트북, DVD, 핸드폰 및 평면 TV까지도 생산해 내고 있고 특허 개수에서도 IBM, NEC, 캐논 및 Micron Technology에 이어 세계 5위를 기록할 정도입니다. 이제 삼성의 놀라운 성장은 경쟁사들의 주목을 받기에 이르렀고 삼성이 무언가 해내리란 걸 의심하는 이는 없습니다.
삼성의 전략은 현재(2000년 대 초반)의 브랜드 포지션을 상향 재조정한다는 것입니다. 삼성의 잘 알려진 브랜드 중 하나인 산요는 소니나 미츠비시의 모방제품을 만들었습니다. 그렇지만 1997년 이래로 평균 이상 혹은 최고급의 오퍼링을 제공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바꿔 왔습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품질보다는 가격에 중점을 두는 케이마트(Kmart)와 월마트 같은 할인점에서 제품을 빼서 베스트바이나 써킷씨티, 혹은 다른 전문점을 통한 판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최고급 브랜드보다는 조금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품질 면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삼성은 광고와 프로모션에 변화를 줌으로서 브랜드 이미지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DigitAll: Everyone’s Invited”라는 신규 캠페인을 통해 삼성 제품은 최신 기술을 가진 괜찮은 가격의 재밌는 제품이라는 포지셔닝을 시도했습니다.
또 삼성은 이 캠페인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기존에 55개에 이르던 광고대행사를 하나로 통합하고 2002년에만 전세계 통합마케팅 캠페인에 9억 달러 이상을 퍼부었습니다. 그 중 7천만 달러는 미국에서 사용되었는데, 그 내역을 보면 뉴욕 타임스퀘어에 65피트의 새 전자 광고 보드를 세우고 솔트레이크 씨티에서 열린 올림픽에 삼성의 노출도를 높이는 등의 활동에 사용되었습니다.
(중략)
삼성이 소니를 정말 앞지를 수 있을까요? 현재까지는 소니 매출에 절반 정도지만 더 이상 소니 제품의 모방제품을 만들던 싸구려 브랜드는 아닙니다. 네브라스카 가구 마트의 로버트 바트(Robert Batt)는 삼성이 소니를 능가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3억 달러 도매상의 말을 인용하면 “누군가 삼성에 지각변동을 일으켰습니다. 이제는 마켓리더와 견줄 만큼 성장한 상태입니다.” 마켓리더들이여, 조심하라!
굳이 통계를 찾아 숫자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삼성은 소니를 앞섰고 위 기사는 역사가 되었다. 삼성은 저가 모방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라는 낮은 포지셔닝을 품질 개선과 이를 알리는 적절한 마케팅을 통해 ‘최고의 브랜드’로 군림하는 ‘포지셔닝 계의 신화’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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