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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이야기

붐TV 출시 - 이렇게 퐝당할 수가!

며칠 전 아이퀸즈라는 회사에서 '붐TV'라는 제품 출시 기자 간담회를 한다고 하여 다녀왔습니다.

이날 발표한 제품의 사진은 나름 갈끔하고 디자인도 좋아 보입니다.

그럼, 이게 뭔 제품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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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을 TV나 다른 셋톱 박스들에 연결하면 집에서 보는 TV나 IP-TV 등 각종 프로그램을 원격지에서 볼 수 있게 됩니다.

아래 슬라이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장치를 통해 원격지에서 집에서 보는 유선이나 케이블 TV, 위성방송, IP-TV의 전 방송을 시청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여기에 CC카메라 등을 연결하면 보안장비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거창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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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된다고하면 채널이 제한적이고 화질이 떨어지는 DMB는 비길 것이 못됩니다. 원격지에서도 집에서와 똑같은 리모콘 UI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IP-TV를 통해 볼 수 있는 영화나 드라마 등을 마음껏 볼 수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아래 그림처럼 UMPC를 사용한다고 하면 이동성과 큰 화면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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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들으면서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와 이제는 공간의 제약 없이 TV를 마음대로 볼 수 있겠구나' 혹은 '저거 하나만 있으면 심심할 틈이 없겠구나', '오예~ 엄마아빠 눈치 안 보고 미드 실컷 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이런 꿈은 막상 이 제품에 대해 좀 더 알게되면 완전히 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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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이 제품은 TV로 들어가는 신호를 잡아서 다시 인터넷으로 보내주는 역할을 하는 듯합니다.

다시 말해, 인터넷이 안 되는 기기로는 방송을 시청할 수 없다는 뜻이 됩니다.

그럼, PC나 노트북, UMPC 정도겠지요. 휴대폰? 무선 인터넷이 된다 하더라도 휴대폰은 저마다의 플랫폼이 다른 탓에 아직 지원되지 않는다는군요. 호랭이 생각에는 아마 영원히 지원하기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습니다. 그래도 'PC나 노트북으로 회사에서 몰래몰래 보면 그게 어디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그치만 본래의 방송이 HD 화질이었다 하더라도 이 물건은 인터넷으로 DH방송을 보내줄 수 있을 만큼의 동영상 압축 기술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화질은 또 큰 화면에서 보기에는 떨어집니다.

그럼 결국 제대로 볼 수 있는 장비는 UMPC뿐.

'그래 어차피 신기술은 있는자들의 것! UMPC만 있으면 중요한 스포츠 중계 따위 노칠 일 없지 않냐? 좋구만 왜 트집이냐?'라고 생각하신다면 일단 집에 계신 분들보다 훨씬 높고 절대적인 결정권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기기에서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집에있는 영상기기들을 조종하여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아 볼 수 있지만, 그 프로그램이 거실에 있는 TV에도 그대로 나오기 때문입니다.
다시말해 집에서 여보님이 드라마 보고 계시는데 그것도 모르고 겁없이 스포츠 중계를 틀었다면, 또 집에서는 다시 드라마를 틀고, 또 스포츠 중계로 바꾸고... 말 그대로 두 개의 리모콘을 가지고 싸우는 꼴이 되겠지요. 이러다가 이혼이라도 한다면? =_=;

'에이씨 뭐 어때? 가족끼리 잘 상의해서 모두들 같은 채널 보면 좋은거지. 안그래? 다들 얼굴보기도 힘들잖아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서로 자신들이 있는 위치에서 같은 프로그램이라도 보면 공감대도 생기고 좋지 뭐. 왜 괜한 트집이야?' 하신다면 그 또한 기각! 37만원(27만원이었나? 아무튼 적지 않은 가격)의 이 제품을 사면 딱 하나의 회선을 통해서만 원격지에서 방송을 볼 수 있다는 거! ㅋㅋㅋㅋㅋ

아놔~ 정리해 볼까요?
- 가격 만만치 않음
- 낮은 해상도
- 휴대폰 사용 불가
- 기계당 하나의 회선만 사용 가능
- 원격지와 거실 화면의 동기화(=_=;) 등등등

기술적으로는 이러한 구현이 어려웠는지 모르지만 사용자 편의는 손톱만큼도 배려되지 않은 제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게다가 이런 저런 문제점들을 이야기하면 '이 제품은 원격지에서 TV를 볼 수 있는 것 뿐만 아니라 홈 시큐리티와 유비쿼터스 홈 등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제값을 할 수 있다'는 식의 대답을 듣게 됩니다.
과연 그 기능들은 제대로 동작할지도 의문이군요.

문득 맥가이버 칼이 생각났습니다. 손가락 길이의 작은 칼. 칼이 너무 짧아서 뭘 하기에도 불편하다고 호소하니 '아 이 칼은 칼만 되는 게 아니라 톱도 있고, 드라이버, 송곳...'이런식으로 주절주절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것 없는 것들을 꺼내놓는 격이라고 할까요. 이럴 바에야 뭐 하나라도 제대로 완성된 상태에서 제품을 출시하고 그 후에 조금씩 기능을 추가해 가는 방식은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역시 이런 비유는 나름대로 자신의 포지셔닝을 잘 해서 여러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맥가이버 칼에 대한 모욕일까요? 암튼 놀랍고도 허무한 간담회였습니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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