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비스타의 실패가 있었기에 성공을 장담하지는 못할 상황이지만 XP가 출시된 지 10년이 지났다는 점과 PC의 사양이 전반적으로 향상됐다는 측면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 기대를 가질 만하다. 윈도우 7이 IT계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지를 살펴봤다. 취재 | 조규희 기자 khcho@imaso.co.kr
윈도우 7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소비자들은 물론 MS의 채널사와 하드웨어 업체를 비롯해 윈도우 7의 출시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업체들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윈도우 7 출시에 대한 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07년에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윈도우 비스타 출시를 앞두고 다우데이타, 트라이콤, 제이씨현 등 윈도우 총판과 비스타 출시로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회사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면서 특히 상장사들의 경우 두 배 가까이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이런 일각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비스타는 호환성 문제와 과도한 메모리 점유 등 몇 가지 치명적 단점이 지적되면서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내는 데 그쳤다. 이는 소비자, 채널은 물론 MS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새로운 인터페이스와 기능에 대한 호평에도 불구하고 호환성과 과도한 메모리 점유는 사용자에게 외면 받을 수밖에 없었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MS는 당시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은 성급한 제품 출시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으며, OS 사용자들은 마치 ‘구관이 명관’이라고 생각하고, 윈도우 XP를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MS는 과거의 실패를 교훈 삼아 윈도우 7에서는 비스타에서 문제로 지적됐던 메모리 점유율을 줄이는 한편 호환성을 최대한 강화했다.
윈도우 7은 비스타와 비교했을 때 메모리 점유율이 절반에 불과할 정도로 크게 개선됐으며, 이미 상당수의 하드웨어 업체와 호환성 테스트를 거쳤다.
과오에 대한 반성이 빚어낸 역작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윈도우 7이 기대되는 이유
실제로 윈도우 7 최종 RTM을 사용해 본 사람들은 대체로 윈도우 7이 매우 우수한 OS이며, 점진적으로 윈도우 7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 근거로 넷북에서도 무리 없이 돌아갈 정도로 시스템이 가벼워 졌다는 점을 비롯해 눈길이 가는 몇 가지 기능들을 꼽는다. 새로운 작업 표시줄, 새로운 점프 목록 기능, 관리 센터 도입, UAC 개선, 저장 공간 개선 등이 그것이다.
특히 라이브러리는 기존 ‘내 문서’라는 윈도우에서 지정한 저장 공간을 사용자가 잘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착안, 가상 폴더를 제공하고, 사용자가 지정하는 폴더를 하나의 통합 뷰로 결합하는 형태다.
이를 통해 사진이 여러 곳에 흩어져 있어도 사진 라이브러리를 통해 모든 사진을 하나의 뷰로 볼 수 있는 등 사용자 편의성이 대폭 개선된 기능이다. 그밖에도 홈 그룹이나 이미 많이 알려진 멀티 터치 등은 사용자의 구미를 유혹하기 충분하다.
이런 다양한 기능들과 함께 비스타와는 달리 기존 컴퓨터를 업그레이드하거나 새 컴퓨터를 구입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윈도우 7의 전망을 밝게 한다. 보편적으로 일반 사용자의 경우 운영체제 업그레이드와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를 비슷한 시점에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
비스타 출시 당시보다 보편적으로 우수해 진 PC 사양에서 윈도우 7은 큰 불만 없이 작동할 수 있다는 평가다.
무엇이 불안요소인가?
비스타는 UI를 대폭 개선한 것이 특징이었다. MS는 UI 개선이 XP와 차별화를 이끌 것이며, 메모리 점유율은 사용자의 PC 교체로 해결되리라 판단했다.
그러나 이는 오판이었으며, 호환성 등 굵직한 몇 가지 문제와 함께 판매 부진으로 이어진 경험이 있어 윈도우 7의 성공을 장담하기엔 이르다(비스타 출시 당시에도 대대적 테스트를 통해 성공을 확신한 바 있다).
윈도우 7의 몇 가지 불안 요소를 살펴보자. 우선 윈도우 XP에서 윈도우 7으로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다. XP에서 윈도우 7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다시 설치하고 모든 설정을 새로 작성해야 한다.
물론 XP 기반 위에 설치하는 것보다 새롭게 설치하는 것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한 결정일 수도 있겠지만 XP에 대한 불만이 없던 고객들이 윈도우 7을 재설치하고 애플리케이션을 일일이 재설치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 윈도우 7으로의 전환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멀티터치 기능이 어떤 반향을 일으킬 지도 미지수다. 윈도우 7은 멀티터치 입력을 지원하는 첫 OS란 점에서 분명 의미가 있지만 멀티터치를 지원하는 PC가 아직까지는 전무한 것이 현실이며, 멀티터치가 지원되는 애플리케이션도 없다.
그러나 멀티터치 기능이 여러 가능성이 있음에는 분명하기에 성패를 좌우할 요소가 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한국MS 윈도우 컨슈머 BG 리드 이석현 부장은 “현재 개발자들이 멀티터치 기능에 큰 관심을 보이며, 관련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까지 전반적으로 관심을 살 수 있는 기능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특화된 사용자로부터 확산이 시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윈도우 7은 멀티터치 기능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우스가 아닌 손가락으로 터치했을 때 아이콘이 터치하기 쉽게 커진 점도 특징이다.
그밖에도 MS에서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디바이스 스테이지도 하드웨어 업체들의 협력이 없다면 무용지물로 전락할 수도 있을 것이다.
64비트 윈도우 시대 개막?
32비트 윈도우 7은 메모리를 최대 4GB까지만 지원한다. 실제로는 3.4GB 수준이다. 4GB 이상의 대용량 메모리를 장착하더라도 32비트 윈도우 7을 사용한다면 효과가 전혀 없다는 의미다.
메모리 가격 하락과 함께 32비트 윈도우가 4GB로 메모리에 제약을 받는 것은 점차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4GB 이상의 메모리를 사용하려면 64비트 윈도우를 써야한다. 이미 수 년 전부터 CPU를 포함한 하드웨어들은 64비트를 지원하고 있으며, 심지어 XP에도 64비트 버전이 있다. 그럼에도 32비트 윈도우에 머물러 있던 이유는 바로 호환성 때문이다.
64비트 윈도우에서 호환되지 않는 프로그램들이 많고 작동되지 않는 인터넷 서비스들도 많다. 그러나 이미 64비트를 쓸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된 지금 윈도우 7 출시라는 이슈와 맞물려 64비트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에 대한 기대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확신하긴 이르다. 한국MS의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 서비스들을 64비트 인터넷익스플로러로 테스트해 본 결과 약 70% 가 장애를 일으켰다고 한다.
이석현 부장은 “윈도우 7 출시로 64비트 운영체제 시장이 개화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이르지만 MS 오피스 2010이 64 버전을 준비 중이며, 수 년 후에는 64비트의 시대가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드웨어 업계 반사이익 기대감 고조
윈도우 7 출시를 기다리는 건 사용자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업계도 마찬가지다. 최근의 불황을 타계할 수 있는 큰 이슈인 윈도우 7 출시에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다.
특히 노트북 업계에서는 윈도우 7이 장착된 넷북을 출시할 경우 판매 호조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멀티터치가 가능한 올인원 PC도 윈도우 7 출시와 함께 빛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DD나 SSD 업계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윈도우 7에 SSD를 쓰면 비스타에 비해 훨씬 향상된 성능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SSD 업계의 기대는 한층 크다.
또 윈도우 7에는 SSD의 고질적인 문제인 프리징 현상과 속도저하 현상을 해결해 줄 와이퍼 프로그램이 기본으로 탑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윈도우 7 출시와 함께 SSD 판매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윈도우 7 출시는 비단 MS뿐만 아니라 경쟁사, 관련 업체,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킬 것임에 틀림없다.
특히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IT 업체들에게는 윈도우 7이 단비로 다가올 것이다.
특히 실패를 경험했던 비스타의 교훈을 통해 보다 안정성있는 제품으로 거듭났다는 전반의 평가는 윈도우 7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기에 충분하다. 다음 달 있을 윈도우 7 출시가 IT 업계에 어떤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츨처 | 아이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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