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두 아들의 아빠입니다. 두 아들 녀석이 생긴 건 비슷한데 하는 짓은 어찌나 그리 다른지 언제나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합니다. 오늘은 예전 블로그를 뒤적이다가 민준이가 말을 떼기 시작할 때의 포스트를 찾았는데요. 옛날 생각에 혼자 빙그레 웃다가 한번 올려봅니다. 사진 속에 손가락으로 눈을 가린 이유는 한쪽 눈만 감는 윙크가 안되어 저 나름대로 저런 방법을 쓰며 사진을 찍어달란 겁니다. =_=; 이제 봄이되면 이녀석이 초등학교에 입학을 합니다.
오늘은 이 녀석의 죄상을 밝히고자 한다.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할아버지는 '지' 엄마는 '마' 아빠는 '빠' 이렇게 한 음절로 말하던 녀석이
어느 틈엔가 두 음절 단어를 사용하더니 얼마 전 부터 세 음절을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 세 음절 사용이 화근이 될 줄이야.
오늘 제 증조할아버지(민준이와 서열로 따지자면 하늘과 땅차이. 나이로 따져도 30배에 가까운 차이가 나는 분이다)의 생신 잔치에서 생긴 일이다.
인사도 식사도 모두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려는데 할아버지께서 아가들을 불러다 앉히시고 덕담과 함께 용돈을 주셨다.
그
런
데
용돈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나던 민준이가 제 증조 할아버지를 향해 날린 감사의 말은 바로
'고맙다'였던 것이다. OTL
그렇다. 두 음절로 사용할 때 '고맙습니다' 하라고 시키면 '고맙'으로 짧게 끝내던 녀석이
세 음절을 시작하며 선택한 글자는 바로 처음 두 글자와 마지막 한 글자였던 것.
졸지에 서열 1위 증조할아버지와 서열이라고 할 것도 없는 녀석이 맞먹는 사건이 발생하고 만 것이다.
당시 집안은 온통 웃음바다가 되었고요. 지금도 가끔 황당한 얘기로 가족들을 놀라게 하는 민준이입니다. 요즘은 아무나 만나면 자기 초등학교 입학하니까 선물 달라고 합니다. =_=; 제 엄마와 함께 동사무소에서 여러 사람들과 지내서 그런지 넉살도 너무 좋습니다. 이런 점은 제 형과 반씩 나눠 가지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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