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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랭이 사는 이야기

단풍구경 120% 즐기기, 식물들의 신기한 겨울나기

단풍구경 준비중이신가요?

아님 혹시 가까운 산에라도 다녀 오실 계획 없으세요?

그럼 가시기 전에 이 글 좀 보고 가시죠.

쏜살같이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막걸리나 마시고 돌아올 거라면 굳이 먼 걸음 할 필요 없겠지요.

이왕 마음먹고 갈 거라면 재미를 하나라도 더하는 편이 좋겠지요.

혹시 나무들은 언제부터 겨울 준비는 하는 지 아시나요?

봄이라는군요. 봄 =_=;

나무들은 봄이 되면 1년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맞춰서 행동한다고해요.

자 그럼 무슨 겨울 준비를 하느냐?

혹시 '겨울눈'이라고 들어 보셨나요? 어쩌면 초등학생때 다 배웠을지도 모르는 이름이지만

호랭이는 기억나지 않는군요.

흔히, 겨울이되면 나무가 앙상한 가지만 남는 줄 아는데, 자세히 보면 나뭇가지 곳곳에 겨울눈이란 녀석이 달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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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처럼 생긴 것들인데요. 약간 동그란 것은 꽃이 되기 위한 눈이고요.

뾰족하다 싶은 건 잎이 되기 위한 눈인데, 벚꽃처럼 꽃눈과 잎눈이 하나로 되어 있는 것도 있다는군요.

그러니까 단풍구경 가시거든 단풍잎 사이에 숨어있는 이 겨울 눈을 한번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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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산수유 나무의 꽃 눈입니다.

저 눈 안에 숨어서 추운 겨울을 지내고 나면 꽃이 될 녀석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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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산수유 나무의 잎눈.

나뭇잎과 가지 사이에 숨어있어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만 요렇게 자세히 보면 눈꼽만한 눈이 들어 있습니다.

호~ 신기하지 않나요? 그리고 이 모든 눈은 가을이 되면서 준비한 게 아니라 봄에 이미 만들어 졌다는 점이 더욱 놀랍습니다. 누군가 이 얘기를 듣고 '나는 나무보다 못하구나!'하고 좌절하지나 않을까 걱정이군요.

자 그럼 나무는 그렇다치고요. 풀은 어떻게 겨울을 날까요?

'븅~ 풀은 그냥 죽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살아서 겨울을 나는 다년생 풀들도 있잖아요.

그 중에 방석 식물이란 게 있는데요. 이녀석들 또한 아주 지혜롭게 겨울을 나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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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녀석들 보이시나요? 아마 개망초인 듯한데요.

이녀석들은 바닥에 납짝 업드려서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좀 더 따뜻한 땅의 기운도 받고 있더군요.

게다가 햇빛을 잘 나눠 받으려고 서로 잎이 겹치지 않도록 엇갈리게 잎이 나 있기도 하고요.

이렇게 납작 업드려서 겨울을 나는 식물들을 방석식물이라고도 하고요.

장미꽃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로제트(아마 이런 장미 품종이 있는 모양인데요. 원래는 24면의 다이아몬드를 뜻하는 말이더군요)'라고 부른답니다.

다음은 가을 산에서 만날 수 있는 재미있는 나무 두 가지입니다.

저도 오늘 처음 배웠는데요. 바로 계수나무와 산사나무입니다.

산을 걷다가 어딘가에서 달고나 냄새 같기도 한 달콤한 냄새가 나거든 주위를 한번 둘러보세요.

혹시 이런 모양의 잎을 가진 나무가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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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트모양 비슷하게 보이기도 하지만요.

둥글넓적하게 생긴 모양의 잎입니다.

이 나무는 계수나무(달에 있다는 계수나무와는 다른 거라더군요)인데요.

이 나무의 잎은 바닥에 떨어지면 달콤한 냄새가 납니다.

나무에 매달려 있는 건 냄새가 안 나니까 일부러 따진 마시고요.

바닥에 있는 걸 주워서 살짝 비벼보면 달콤한 향이 솔솔 납니다.

호랭이내는 몇 개 주워와서 책갈피로 넣었더니 책을 펼칠 때마다 침이 좔좔 흐르네요. =_=;

또 하나는 산사 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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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사과처럼 생겼지만 크기는 손톱만하고 위쪽에 작은 뿔같은 게 나 있는 녀석은

산사춘 술을 만들 때 쓴다는 바로 그 산사랍니다. 맞나? =_=;

암튼 이거 먹어보니 상당히 새콤하고요.

술 담그려고 몇 개 주워왔습니다. 한 소주잔으로 두 잔정도는 나올 듯 =_=; 애들 시켜 주웠더니 퍼포먼스가 너무 안 나옵니다. OTL

그나저나 이런 걸 호랭이가 어떻게 알았을까요?

남한산성환경기행이란 걸 따라갔다 온 덕분입니다.

<<<남한산성환경기행>>>
남한산성에서는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남한산성환경기행'이라는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계절마다 재미있는 환경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프로그램인데요.

그런데 다녀와 보니 프로그램이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10 좋습니다.

선생님 설명도 친절하면서 재미있고요. 아이들 교육에도 참 돟을 듯합니다.

내년에는 봄부터 미리미리 신청해서 가 봐야 할 듯합니다.

프로그램 시간은 주말 아침 10시부터 12시로 되어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가더라도 부담 없이 산책하며 여러가지 체험을 할 수 있어 좋구요. 프로그램이 끝나면 지난 주에 소개드린 순두부 라면이나 시원한 바지락 칼국수 먹고 오면 딱 좋겠더군요.

아무나 막 가는 건 아니고요.

꿈틀이 홈페이지에서 사전에 등록해 둬야합니다.

여기 소개드린 것 이외에도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고요.

단 한번 다녀왔을 뿐인데 내려오는 길에는 길가의 이름 모를 나무와 풀들이 상당히 새롭게 보이더군요.

올해 프로그램은 이제 한번 남은 걸로 알고 있으니 한번 알아보세요.

강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