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년의 실리콘 벨리 창업기를 다룬 마이 스타트업 라이프라는 책이 있는데요.
마소 9월호에 이와 비슷한 한국 친구의 얘기가 실렸기에 옮겨봅니다.
우리나이로 16살인 오규석 군은 실리콘밸리에서 투자 유치를 진행중인
간 큰 새내기 CEO입니다.
ㅎ.ㅎ
신개념 블로그 서비스 ‘Stix’ 만든 16세 CEO, 오규석
“삶의 단면을 담아내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요”
블로그의 쓰임새는 다양하다. 관심 분야를 기록하거나 일기, 스크랩 기능까지 개인을 표현하는 도구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간편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만큼 꾸준한 포스팅은 필수 조건이다. 하지만 글과 사진만으로 표현한다는 한계 탓에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글쓰기 부담을 줄이고 다양한 형식으로 자기를 표현할 수 있다면? 누구나 할 법한 물음이지만 어린 나이로 이 물음의 해답을 찾은 이가 있다.
글 | 문경수 기자 objectfinder@imaso.co.kr·사진.동영상 |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황선영
화제의 주인공은 동인천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16세 오규석 군이다. 외형만 봐서는 영락없는 또래 중학생이지만 첫 만남에서 영문 사업계획서를 꺼내 보였다. 투자 유치를 위한 자료랬다. 찬찬히 내용을 읽어보니 미국인 파트너와 공동대표직을 맡고 있었고, HD UCC 사이트인 비메오(www.vimeo. com)와 업무도 제휴했다. 오규석 대표는 중학교 2학년 때 코어프레스드라는 보안회사를 설립했다. 직접 개발한 백신 프로그램 ‘RProtect S7’로 온라인에선 이미 유명세를 탔다. 개발사가 제공하는 DB 정보에 의존하지 않고 사용자가 집적 DB 정보를 수정해 악성코드를 진단하는 방식이다. 백신은 바이러스만 잡아내면 된다는 상식을 뒤집었다. 기능보다 사용성에 역점을 뒀다.
최근에는 ‘Stik(www.stix.me)’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블로그 서비스를 개발해 베타버전 공개를 앞두고 있다. 백신을 개발한 지 1년도 안 되어 나온 서비스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그는 백신이 주력 제품일 때도 늘 새로운 아이템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작년 8월에 서비스형 개인 메타블로그인 ‘프로플 날개’를 오픈한 전례가 있었다. 웹이 주는 가능성을 고려해 끊임없이 실험을 감행한 결과이다. 신개념 블로그 서비스의 실체부터 들어봤다.
“Stik은 블로그와 마이크로블로그의 중간쯤 위치한 서비스입니다. 블로그 구성은 미디어콘텐트와 짧은 글이 적절히 혼합된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여기에 일상을 담아내기 위해 ‘라이프로그’에 좀 더 특화돼 있습니다. 기본 콘텐트는 텍스트, 링크,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로 구성돼 있습니다.” 글 쓰는 부담도 덜면서 다양한 포맷으로 콘텐트를 표현하기에 현실성 있는 방식이라고 했다. 흔히 파워 유저들이 좋아하는 방식은 일반 사용자가 불편해 한다는 점이 서비스를 구상한 결정적인 계기였다. 텀블로그 방식으로 정식 서비스를 하는 곳은 세계에 한 곳이며 서비스를 앞둔 기업은 스팟엔진이 세 번째다.
공동 대표로 있는 미국인 에반 월시(Evan Walsh)와는 아이디어를 찾던 중 우연히 만났다. 그 역시 10학년에 재학 중인 고등학생이다. 개발자들의 디자인 포트폴리오가 올라오는 포럼에서 에반이 주도한 프로젝트를 눈여겨 본 오대표가 먼저 연락한 것. 결국 4월 말 회사명을 스팟엔진(www.spotengine.net)으로 바꾸고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호기심으로 시작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비즈니스 모델로 이끌어냈다. 에반은 서비스 개발을 총괄하고 오 대표는 서버파트를 포함해 기획, 마케팅을 담당한다. 시차를 고려해 작업은 새벽부터 시작된다. 등교 전에 업무를 보고 귀가 후에 다시 시작한다. 에반과의 대화는 맥북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아이챗으로 이루어진다.
하드웨어와 웹을 아우르는 플랫폼 만들 터
흔히 국내 웹서비스가 고전하는 이유로 플랫폼 부재를 꼽는다. 오 대표 역시 창업 초기부터 이점을 고민했다. 단일 플랫폼으로 구성된 서비스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그는 인터넷 상의 블로그 서비스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플랫폼을 동시에 쓰는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었다. “지금은 플랫폼의 시대잖아요. 장기적으로 스팟엔진은 애플 방식을 겨냥할 겁니다. 블로그 외에도 웹 오피스, 모바일 디바이스와 연계할 생각입니다. 모바일과 연동해 편집, 저장, 싱크를 지원하는 완전한 플랫폼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일차적으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바로 올리고 댓글 알림을 지원하는 기능을 개발 중에 있다. 올해 말부터는 오픈 웹 오피스(opengoo. org)를 활용해 웹 오피스도 서비스할 예정이다. 오픈소스 프로젝트지만 기반이 안정적이여서 별도로 개발하지 않았다. 웹에서 돌아가는 서비스로 자바나 플래시 없이도 적용이 가능하다. 직접 개발하기 보다는 있는 건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스팟엔진, ‘실험정신’이 최고 가치
오 대표는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가 구해준 빌게이츠 자서전을 보고 창업에 대한 꿈을 키웠다. 2006년, 한국정보올림피아드 공모부문 수상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사업화를 결심했다. 데이터베이스 관련 일을 하는 아버지의 영향도 컸다. 원하는 일을 즐길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오 대표를 지원했다. 그래서인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할 수 있는 범주에 있는 건 다 해보는 성격이다. 회사 슬로건도 ‘We are experiment alist’이다. 고교입시를 앞둔 터라 진로에 대해 묻자 안산에 있는 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에 진학한다고 했다.
“사업을 계획하고 싶어 여기로 진학을 결심했어요. 일반 학교에 진학하면 전화 받기도 어려울 테고, 지금 하는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판단했어요” 그도 그런 것이 학교에 다니며 업무를 본다는 게 쉽지 만은 않았을 터. 정보올림피아드 수상 이후 교내에서 업무상 전화사용을 허락받았다는 그의 말을 듣고 보니 오 대표의 선택이 최선으로 보였다. 마소 9월호가 배송될 무렵이면 국내 사용자도 Stik 서비스를 써볼 수 있을 거라고 귀띔했다. 16세 소년 CEO의 미래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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