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취업 포털이 2008년 한 해를 축약하는 사자성어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1위는 24%가 선택한 은인자중(隱忍自重).
마음속의 괴로움을 참고 견디며 몸가짐을 조심한다는 뜻입니다. 요즘 우리 내 상황을 아주 잘 표현한 말인 듯합니다.
2위는 18.6%가 선택한 새옹지마(塞翁之馬), 3위와 4위는 각각 동상이몽(同床異夢)과 좌불안석(坐不安席) 그 이후의 순위들도 대부분 부정적인 사자성어들뿐입니다.
상상해 본적도 없는 거대한 어려움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고, 또 그보다 훨씬 더 큰 역경이 예견되고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행스러운 일은 새해의 소망이나 결심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들입니다. 27%가 선택한 1위는 만사형통(萬事亨通), 2위와 3위는 일취월장(日就月將)과 수불석권(手不釋卷) 등으로 대부분 희망적인 것들입니다.
얼마 전 한 TV 프로그램에서 외국인이 한국인들에 대해 얘기하는 걸 듣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십 수 년을 살았다는 그는 “내가 한국에 살면서 한국인들이 경기가 좋다고 얘기하는 걸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늘 한 결 같이 힘들다고 말하지만(또 실제로 힘겨운 상황들이지만)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은 발전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에게는 역경을 이겨내는 특별한 유전자가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우리는 이 어려운 상황을 이겨낼 수 있을 거란 희망이야말로 어떤 어려움도 극복해내는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꼭 1년 전인 2008년 마소 1월호 데스크칼럼의 제목은 ‘해봤어?’였습니다. 편집장이 되고 처음 쓰는 데스크칼럼이었습니다. 힘차게 떠오른 2008년의 태양처럼 우리도 뜨겁게 도전하는 한 해를 만들어 보자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제 다시 묻겠습니다. 지난 한 해 해보셨습니까?
저는 나름대로의 계획을 가지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봤습니다. 물론, 성과를 내지 못한 일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시도와 경험을 얻어 냈느냐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해의 경험은 새해의 밑거름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 2009년의 결심을 나타내는 네 글자를 무한도전(無限挑戰)으로 정했습니다.
여러 가지 외부적인 상황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편집장이 되고나서 미처 그 자리에 적응하기도 전인 1년 만에 마소의 대표이사가 돼버린 탓입니다.
마소 25년의 전통과 대한민국 개발자들의 기대, 대한민국 SW 산업의 미래가 어깨에 얹어졌다고 생각하니 다리가 절로 풀립니다.
전통매체의 입지는 점점 좁아져만 간다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전망이나 예상이란 건 언제나 맞아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2008년 1월의 경제 전망 기사들을 찾아봤습니다.
경제성장률 5.8%를 전망했지만 결과는 맞지 않았습니다.
처음 서태지와 아이들의 춤과 노래를 본 음악 전문가들은 그들에게 최하 점수를 주며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단언했습니다.
다른 전망들도 맞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맞서보기도 전에 맞을지 맞지 않을지도 모를 전망에 발목이 잡힐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2009년은 마소나 대한민국 개발자들에게 다양한 기회의 시간이 될 듯합니다.
그래서 저는 올 한해 무한도전이란 네 글자를 가슴에 달고 뛰어보려고 합니다.
당신의 가슴에 새길 네 글자는 무엇인가요?
부디 그 네 글자에는 희망이 가득 담겨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1년이 지난 후에 그 글자들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개발자들, 그들과 함께하는 마소이기에 우리는 어떤 어려움도 극복해 낼 수 있는 저력이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대한민국 IT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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