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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랭이 사는 이야기

봄비의 마력




호랭이집 마당에는 작은 텃밭이 하나 있습니다.

그 덕분에 봄이면 참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는데요...

며칠 전 봄비가 내린 다음 날의 일입니다.

퇴근하면서 보니 텃밭 한켠에 쪽파가 빼곡히 심어져 있는 겁니다.

호랭이 : 여보님 언제 쪽파를 저렇게 많이 심었어!
여보님 : 응 지들이 나온거야. 신기하지.

그렇습니다.

지난 가을에 심어두고 잘라먹던 쪽파 뿌리가 겨우내 낙엽 속에서 추위를 견디다가

한 번의 봄비를 머금고 쭉 자라 올라온 것입니다.

그러니 사람이 새로 심어 놓은 것처럼 가지런하고 빼곡하게 난 것이지요.

생명이라곤 존재할 수 없을 것 같은 꽁꽁 언 땅

그러나 봄이면 번번히 그 착각은 깨어지고 맙니다.

지난 여름 먹고 버린 수박 씨앗은 작은 떡잎 끝에 수박씨 모자를 비뚤어지게 쓰고서 자신의 건제함을 자랑하고요.

가지만 앙상하던 앵두나무는 벌써 새하얀 꽃을 활짝 폈습니다.

넙적하고 잎의 면이 뾰족뾰족한 작은 싹은 딸기.

길쭉한 이파리 사이로 단단한 망울을 품고 있는 녀석은 백합입니다.

손바닥 만한 텃밭이지만 봄이면 호랭이의 아이들은 현관문을 열면 봄과 자연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주말에는 잠시 짬을 내어 양재동 꽃시장에라도 다녀와야겠습니다.

요즘 복잡하고 힘겨운 생각들을 하느라 별로 좋지도 않은 머리를 마구 굴려댔더니

마음도 몸도 많이 지친 모양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가족들과 함께 봄의 에너지를  한껏 품어봐야겠습니다.

그럼 호랭이에게도 마술같은 에너지가 생길까요? ㅎ.,ㅎ

곧 식목일과 한식입니다. 행복하고 뜻깊은 나날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아 사진이요!!!!!!!

요즘은 만사가 귀찮아서 =_=;

라기보단 그냥 일하다가 지금 잠시 생각이 나서 쓰는 글인지라...

밤중에 나가서 찍기도 그렇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