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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랭이 사는 이야기

가을 옷으로 갈아입고 있는 남한산성.

어제 소래포구에 이어 오늘은 남한산성엘 다녀왔습니다.

아이들 산책도 시킬 겸 큰 아이 낙옆 주워오기 숙제도 할 겸해서요.

아직 완전히 단풍이 들지 않은 가을 문턱의 남한산성은 노랑과 빨강, 초록 빛이 적당히 어우러져

오히려 붉게 물든 산보다 아름다워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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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야 뭐 일단 자연에 나왔다는 것 자체로 너무 좋아하다보니 뛰고 넘어지고, 흙에 구르고 =_=;

흙강아지가 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더군요.

그런데 요즘 남한산성은 갈 때마다 시설이 추가되는 듯합니다.

예전에는 그저 좋은 공기 맑은 물한모금 마시러 가는 곳이었는데

요즘은 가면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시설이나 부모님들과 함께할 수 있는 것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거든요.

맨발 지압장이 그렇고 곳곳에 있는 운동기구들도 그렇습니다.

오늘은 인공암벽이 있어서 아이들이 신나게 매달려 놀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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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미 인사드린 둘째 강아지 정민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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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강아지 정민수. 빠진 앞니가 몇달째 나질 않고 있습니다. 뭐 제가 볼때는 귀여워서 좋지만 막상 앞니로 뭘 잘라먹을 수 없으니 저는 불편할테죠!


이렇게 가족들과 함께 밖으로 나가면 호랭이에게 참 힘든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둘째강아지 탓에 가족사진이란 걸 찍기가 너무나 어려운 탓입니다.

잠시도 가만히 있어주질 않으니 다른 가족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집중도도 떨어지고 표정도 흐리멍텅해지게 마련. =_=;

저는 혼자서 신났다고 화면 밖으로 나갔다 오기도 하고, 다른 곳을 처다보기도 하는 걸 보면 이녀석은 역시 카메라 체질은 아닌모양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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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먹거리 팁 한 가지

남한산성들 자주 가시지요? 가면 뭘 드시나요? 토종닭?

하지만 이 토종닭이라는 거 노계를 사다가 파는 거란 후문이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생각해 보십쇼. 남한산성 안에 있는 토종닭 파는 집들 중에는 정말로 닭을 방목하듯 길러서 잡아주는 곳들이 있지만요.

매일매일 몰려드는 그 손님들에게 팔 만큼의 닭을 키우려면 터무늬없이 좁은 공간이란 걸 아실겁니다.

'어 그런데 닭이 정말 쫄깃하고 맛있던데?'라고 생각하신다면 그 역시 그럴 수 있는 것이

양계장에서 더는 알을 낳지 않는 노계(폐닭)를 마리당 천원씩에 사다가 산에 풀어서 한 일주일쯤 키우면

이놈들이 어느정도 건강도 되찾고 다시 알도 낳을 수 있게 된답니다.

늙어서 살도 적당히 질겨졌고 어느정도 건강도 되찾았으니 먹기에는 그럴듯 할 수도 있겠지요. ㅎ.ㅎ

뭐 아무튼 제가 하려는 진짜 이야기는 이게 아니구요.

닭 말고 다른 별미도 한번 드셔보라는 겁니다.

이름하여 '순두부 라면'.

남한산성 산책로 입구쪽으로 내려와보시면 그 아래쪽 큰길가로 식당들이 즐비한데요.

이 중에 '할매 순두부'라는 집이 있습니다.

이 집에는 매뉴판에도 없는 메뉴를 파는데 그게 바로 순두부와 라면입니다.

김치와 직접 만든 순두부를 함께 넣어 시원하게 끓여내는 순두부는 1인분에 3천원.

그 시원한 국물에 넣어 끓여먹을 수 있는 라면은 하나에 1천원.

공기밥도 1천원입니다.

호랭이네 집처럼 어른 둘과 아이 둘인 4인 가족이라면. 순두부 2인분과 라면 2개, 공기밥 2개의 조합이 적당하고요.

배터지게 먹고난 음식 값은 만원입니다.

성남사람들 중 산행을 좋아하는 분들 사이에서는 아주 유명한 식당이고요.

이른 새벽 산행을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시원하게 끓여먹고 돌아오는 것이 정식 코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막걸리까지 한사발 걸친다면 그만이지요.

자 곳 알록달록 예쁜 옷으로 갈아입을 남한산성. 멀지도 않으니 다음 주말에는 한번 다녀와 보심 어떠실지요? 순두부 라면도 한사발 시원하게 드시구요.

앗! 라면 스프는 간을 봐 가면서 넣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