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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랭이 사는 이야기

가장으로 산다는 것!!!


어제 세미나가 끝난 후에 회사 사람들과 기분 좋게 술 한잔 마시고

대리운전 기사를 불러 집으로 왔습니다.

그런데, 대리운전 기사로 오신 분이 나이 지긋하신 50대 어르신이었습니다.

점잖은 말투의 그 기사님은 낮에는 용산에서 컴퓨터를 팔고

밤에는 대리운전을 한다고 하셨습니다.

한때 사업을 하면서 잘 살던 적도 있었지만 크게 실패를 하신 후에

자녀들 학비를 대느라 어쩔 수 없이 새벽까지 운전을 하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아이들이 하나같이 착하고 바르게 자라주어서 자식들에게 참으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는 입에 침이 마르실 지경이었습니다. 한 아이는 대학교에서 학생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덕분에 등록금도 아주 조금만 낸다면 된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이렇게 힘들게 일하시는 걸 아이들도 알테니 잘 할 수밖에 없겠네요"하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의외의 대답에 호랭이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이들은 아빠가 3년째 새벽까지 대리운전을 하며 자신들을 부양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일이 끝나고 늦게 들어가면 자식들이 알게되고 가슴아파할까봐 집에는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정도만 들어간다더군요. 새벽에 일이 끝나면 잠시 찜질방에서 눈만 붙이고 출근을 하는 모양이었습니다. 아이들은 그저 아버지 일이 바빠서 원래 집에 잘 못 들어오는 걸로만 안답니다.

그 순간 대리운전 기사님의 걸굴 위에 예전에 고층유리 닦는 일로 자녀 셋을 대학 졸업 시켰다며 이제는 죽어도 여한이 없다시던 한 어르신의 얼굴이 오버랩되었습니다.

부모들의 사랑이란 참으로 고귀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주는 하루였습니다.

호랭이도 힘 내야지... 파이팅!!!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 설명 : 무쇠 회사원 아빠와 마냥 즐거운 우리 강아지들 입니다. ㅎ.ㅎ
  • BlogIcon 오랜친구 2007.11.30 23:56

    아버님 화이팅~!
    내일 티백 쓸어 담은 뒤 두 개 넘기겠습니다. 흑.

  • BlogIcon 토비 2007.12.01 00:33

    나도 자식들한테 아빠가 사실은 '노가다'라는 말은 하지 말아야겠다.

  •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12.02 16:56

    저는 얼마전에 술맛고 택시탔는데...

    기사 아저씨가 해주신말이 생각나네요...

    공부열심히해라...

    늘듣는 한마디 였지만...저만한 아들(딸이라면..아버님이라고 했을지도...)이 있다고 하시면서...

    택시비도 2000원이나 깍아주셨더랬죠...

    저희 아버지도 힘들게 노가다 하실텐데...걱정만 끼쳐드리는거 같네요...

    •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12.02 17:01

      그런데 참 신기하기도 하지요. 자식들은 그냥 주구장창 걱정만 끼치는데도, 부모님들은 그저 큰 사고없이 자라주기만 해도 감사하다고 하니 말입니다.

  • REN 2007.12.03 16:10

    갑자기 부모님께 막 죄송해져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