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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웨어

인터넷의 아버지 빈트 서프와 함께한 구글 디벨로퍼 나이트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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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6일 강남 메리어트 호텔에서는 ‘구글 디벨로퍼 나이트 2007(Google Developer Night 2007)’ 행사가 개최되었다. 이 행사는 구글코리아가 지난 2006년 10월에 R&D 센터를 개설한 이후 처음으로 가지는 공개 행사여서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인터넷의 아버지로 잘 알려진 빈트 서프(Vinton G. Cerf)가 강연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행사 등록 홈페이지 개설 여섯 시간 만에 500명이 넘는 개발자들의 신청이 몰리며 행사 등록이 마감되었다.  글, 사진 | 정희용 기자 flytgr@imaso.co.kr
국내 첫 공개 행사 구글 디벨로퍼 나이트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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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코리아 조원규 사장

지난해 10월에 한국지사를 설립한 구글코리아는 비정기적으로 구글 나이트라는 행사를 개최한 적이 있지만, 비공개와 소규모 행사였다.

반면에 이번에 개최된 구글 디벨로퍼 나이트 2007은 구글코리아의 블로그를 통해 공지하고 참가신청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석했다는 점에서 첫 공식행사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조원규 사장의 인사말로 시작된 이 행사는 총 네 개의 세션으로 이뤄졌다.

첫 번째 세션은 소피아 브뤽크너(Sophia Brueckner)의 구글의 개인화 페이지인 igoogle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구글 가젯 API 소개였다.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는 구글 가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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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브뤽크너 구글 엔지니어

다양한 개발자 혹은 일반인, 심지어 10대 학생들마저 자신이 만든 가젯을 세계 여러 나라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며 삶을 윤택하게 만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시간이었다. 그녀의 발표내용에 따르면 직장을 그만두고 구글 가젯 만들기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기업들의 가젯을 만들어 주거나 자신이 만든 가젯이 트래픽을 발생하도록 하여 수익을 내는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다.

세션에서 발표된 내용은 아니지만 구글에는 구글 가젯의 지원 정책이 있다. 자신이 구글에 공개한 구글 가젯의 주당 페이지 뷰가 25만회를 넘게 되면 구글에 신청서를 제출하여 5천달러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그뿐 아니라 구글 가젯을 이용한 사업 계획서를 제출하여 심사에 통과할 경우에는 1만 달러의 지원금을 받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 볼 수도 있는 제도이다.

웹 2.0이라는 용어가 대중화되면서 여러 IT 기업과 포털들이 자신들을 플랫폼을 제공하고, 그 위에서 개발자와 사용자들이 수익 모델을 창출해 갈 수 있을 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밥벌어먹고 살기에도 급급한 세상에서 그러한 이상적인 이야기는 통하지 않는다. 구글처럼 모든 개발자들에게 힘들 주지는 못하더라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라면 희망의 밧줄을 잡을 수 있는 기회라도 주어져야 올바른 웹 2.0, 올바른 웹 개발 문화가 갖춰지는 것은 아닐까.
인터넷의 아버지도 예상치 못한 오늘의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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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트 서프 구글 부사장 겸 수석 인터넷 전도사

30년 전 인터넷의 전신인 알파넷(ARPANET)을 개발하며 인터넷의 아버지라는 이름을 얻게 된 빈트 서프 박사. 현재 구글의 부사장 겸 수석 인터넷 전도사로 일하고 있는 그의 세션에서는 인터넷의 시작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위한 준비들까지 한 자리에서 들을 수 있었다.

참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그 중에 하나는 IPv6의 중요도였다. 이미 잘 알고 있듯이 1977년에 표준으로 채택되어 지금까지 사용해 오고 있는 IPv4에서는 43억 개의 고유한 인터넷 주소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IPv4의 IP주소가 오는 2011년이 되면 포화상태가 될 거라는 전망이다.
빈트 서프는 이러한 문제의 대안으로 3.4×1038개의 주소를 사용할 수 있는 IPv6를 제시했다.
빈트 서프는 어마어마하게 늘어난 인터넷 사용자 수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이 인터넷을 활용하는 것을 보며 자주 놀라게 된다고 한다. 그 중에 하나는 발표 하루 전날 삼성전자에서 보았다는 RFID와 인터넷 기능을 갖춘 냉장고다. 냉장고에 RFID 기능을 추가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미 마소에서도 몇 차례 소개한 바 있지만, 냉장고가 스스로 각 음식들의 유효기간 을 체크하고, 특정요리를 만들기 위해 추가로 필요한 재료들을 제시해 준다는 것은 언제들어도 꿈만 같은 이야기다.
또 하나 재미있었던 아이템은 서핑보드에 터치스크린 기능을 갖춘 모니터를 연결하여 사용하고 있는 한 서퍼의 사진이었다. 이 사람은 서핑보드에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방식 컴퓨터를 내장시켜서, 좋은 파도를 기다리는 동안 인터넷을 하며 무료함을 달래기도 하고 기상정보를 파악하며 언제쯤 좋은 파도가 올지 가름해 보기도 한단다.
마지막으로 참석자들의 눈과 귀 그리고 머릿속의 생각까지 얼어붙게 만든 발표 내용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우주 인터넷에 대한 이야기다. 캘리포니아의 파사데나에 있는 제트 프로퍼셜 연구소가 개발 중인 우주 인터넷 프로토콜에 대한 이야기다. 물론, 우리가 쓰는 것과 같은 형태의 인터넷은 당분간 가능할리 없다. 아무리 강력한 무선 주파수를 보낸다고 해도 너무 큰 시차가 발생하는 탓이다. 가까운 화성만 하더라도 빛의 속도로 20시간, 전파로는 40시간의 시차가 발생한다. 게다가 자전과 공전을 하는 행성들과 그 서이에 있는 갖가지 방해물들 탓에 전파는 왜곡되고 약해지기 십상.
2010년이면 마련된다는 우주 공간의 인터넷 표준은 어떤 모습이 될 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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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인터넷 구성도

구글 디벨로퍼 나이트 2007의 뒷담화들
구글은 국내 개발자들뿐 아니라 일반 사용자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기업이다 보니, 구글 디벨로퍼 나이트는 참석자도 참석하지 못하여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많은 행사였다. 그 와중에 특정 대학의 학생들이 많이 눈에 띄어 개발자 행사가 아니라 리크루팅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과 눈총을 받기도 했다. 또, 한국인들이 저녁메뉴로 먹기엔 부담스러운 연어 샌드위치가 식사로 나오고 빈트 서프의 강연 이외에는 이미 한국 개발자들이 더 잘 알고 있을 수도 있는 내용의 세션들로 채워졌다는 지적들도 있다.
하지만 대체 세상의 어떤 일이 첫 술에 배를 부르게 하겠는가. 구글이 한국 개발자와 사용자들과 이런 자리를 더욱 자주 가지고 다양한 채널들을 통해 호흡을 함께하다보면, 그 어떤 행사보다 친근하고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엔 낯설고 어색하지만 검색어 몇 번 입력해보면 중독되어 버리는, 그게 바로 구글 아닌가? 첫인상이 좀 낯설다고 배척해야 하는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이 글은 마이크로소프트웨어 11월호에 개제된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