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개발 이야기

LG경제연구원 ‘3D와 TV, 서로에게 길을 묻다’

LG경제연구원에서 너무 재미있는 자료를 발표했네요.

3D TV에 대한 분석자료인데요.

몇년 전부터 중소기업 위주로 개발되던 기술이 이제는 대기업 제품으로 속속 발표되면서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는 듯합니다.

재미있는 자료이니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 참고해 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3D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물론 기술, 컨텐츠, 고비용 구조 등해결해야 하는 당면과제들이 산적해 있어 낙관적인 기대만을 하기는 어렵다. 3D TV는 3D 시장 활성화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3D 시장의 활성화는 다시 3D TV 성장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3D의 부상

올해 칸 영화제는 최초로 애니메이션인 <업>을 개막작으로 선정했다. 1억 75백만 불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픽사의 3D 애니메이션 <업>은 개봉 첫 주 미국 박스 오피스 1위에 오르는 등 전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3D에 대한 사람들의 높은 기대감과 만족도를 증명하고 있다.

최근 주요 가전 업체들의 3D TV 관련 움직임 또한 심상치 않다. 그 중에서도 파나소닉은 작년 일본 가전전시회 CEATEC 컨퍼런스에서 3D TV를 시연한 이후 상용화를 위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TV 세트 개발뿐만 아니라, 3D 영상 저장을 위한 블루레이 디스크 표준을 블루레이 디스크 협회(BDA)에 제출하는 등 3D 전반에 걸친 기술개발 및 제품화를 서두르고 있다. 국내 기업들 또한 3D TV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LG전자는 3D LCD TV 출시를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3D TV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2D 공중파 방송을 3D로 볼 수 있는 이미지 처리 기술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3D PDP TV를 출시한 이후 PDP 위주의 3D TV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현대아이티는 일본의 3D 전용 위성방송인 BS11에 대응하는 제품을 출시했다.

이러한 시장의 움직임에 맞추어 시장 조사 기관들은 앞 다투어 3D 시장에 대한 낙관적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디스플레이 전문 기관인 디스플레이뱅크는 수량 기준으로 3D 디스플레이가 전체 디스플레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 0.1%에서 2015년 5.1%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였고(디스플레이뱅크의 전망은 TV를 포함한 디스플레이 전체에 대한 수치로, 기존 디스플레이에 3D 기능이 옵션으로 더해진 것을 포함하고 있음), 시장 조사 기관인 인사이트미디어는 세계 3D TV 시장 규모를 내년 680만 대에서 2012년 3,120만 대로 급격히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에 기대어 시장에 접근하기에는, 아직 3D 시장에는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남아있다.

3D 활성화를 위한 선결 과제

● 기술 개발 및 표준화 정립
우선 3D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련 핵심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사람의 두 눈은 서로 다른 영상을 획득한 후 머리 속에서 재구성하여 사물을 입체감 있게 인식한다. 3D는 실제로 사람의 두 눈이 인식하는 것처럼 동일하게 영상을 획득해서 보여주는 기술이다. 따라서 기존의 2D보다 처리해야 할 영상 신호가 훨씬 더 복잡하다. 디지털 신호 처리 및 디스플레이 기술이 발달하지 않으면 3D의 기본 원리대로, 자연스러운 영상을 보여주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핵심기술이 완벽하지 않아 시중에 상용화된 제품들은 여전히 안경을 써야 한다거나, 위치를 이동하면 다르게 영상이 보인다거나 하는 불편함이 존재하고, 시청 후 느끼는 피로도도 높다.

또한 3D 관련 기술 표준화 작업이 조속히 완료되어야 한다. 컨텐츠의 포맷에서부터 방송 전송 기술까지 기술 표준화가 선행되어야 3D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 미국 디스플레이 협회는 3D@Home라는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3D 영화 컨텐츠를 일반 가정에서 즐기기 위한 기술개발 및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위성방송을 통해 3D 방송 서비스를 하고 있는 일본도 URCF(Ultra-Realistic Comm. Forum), 3D 컨소시엄 등을 구성해서 표준화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관련 기관이나 기업들이 표준화를 위한 기술 개발 및 투자를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나,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3D TV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술적 측면에서의 과제가 중요한 만큼 해당 기업 및 관련 단체들의 보다 적극적인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

● 3D에 적합한 컨텐츠 확보
최근 점점 증가하고 있는 불법 복제와 가정용 대형 디지털 TV 및 DVD 활성화로 어려움에 처한 영화 산업은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3D에 주목하고 있다. CG 애니메이션에서 픽사와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부문 책임자 제프리 카첸버그도 <몬스터 vs 에이리언>을 필두로 앞으로 모든 애니메이션을 3D로 만들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뿐만 아니라, 헐리우드의 내노라하는 대형 제작사, 감독들도 3D 작품을 준비 중으로 <터미네이터>의 제임스 카메론은 <아바타>라는 대형 3D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발맞추어 3D 전용관 확대 계획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영화시장의 움직임만으로 3D 시장의 컨텐츠 부족을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인 TV를 비롯해서 다른 디스플레이 디바이스에 있어서도 구현 가능한 3D 컨텐츠들이 만들어져야 한다. “볼 수”는 있으나 “볼 게” 없는 3D 시장의 현실이 3D 활성화의 큰 저해 요인이 되고 있다. 3D 관련 업체들이, 기술 개발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음에도 제품 상용화에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는 데에는 컨텐츠 공급의 불안정성도 하나의 이유가 되고 있다.

물론 컨텐츠 공급의 안정성을 위해 최근 관련 업체들의 긍정적인 노력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 시장을 예로 들면, 작년 초 업계 최초로 3D PDP TV를 출시한 삼성전자는 TV 출시와 동시에 세계 최대 게임업체인 Electronic Arts(社)와 컨텐츠 공급, 공동 마케팅 계약을 체결했다. 또 LG전자와 삼성전자, 현대아이티 등 50여 개 국내 기업들이 참여하는 차세대 3D 융합산업 컨소시엄은 지난 6월 미국 3D@Home 컨소시엄과 3D 분야에서 양국간 교류채널을 구축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3D 하드웨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진 우리나라와 3D 콘텐츠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는 미국과의 제휴는 국내 기업들의 입장에서 컨텐츠 부족의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3D TV가 궁극적으로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단순히 영화 컨텐츠를 가져와 보여주고, PC와 연결해 게임을 구현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궁극적으로는 3D 방송이 서비스 되어야 3D TV가 가정용으로 활성화될 수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3D 방송을 위한 기술이나 컨텐츠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실정인데, 3D 방송은 단순히 기술이 개발되어 컨텐츠가 만들어지기만 해서는 안 된다. 카메라의 위치, 사물의 배치, 인물들의 움직임까지 모든 방송 환경이 3D에 적합하게 구성되어야 한다. <몬스터 vs 에이리언>을 제작하면서 “생각까지 3차원으로 했다”라는 드림웍스의 제프리 카첸버그의 말처럼 3D 방송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2D 방송을 기술적으로 3D로 구현하는 것 이상의 노력이 요구된다. 3D 방송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3D이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효용을 충분히 만족시켜줄 수 있게 만들어져야 한다.

● 고비용 구조 개선
3D 관련 기술은 아직도 개발이 진행 중이고, 시장에 선보여진 관련제품들도 상용화 단계에이른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은 높은 투자 비용의 부담을 고스란히 질 수밖에 없다. 세트 뿐만 아니라 컨텐츠를 제작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비용이 필요한데, 영화의 경우 3D로 제작하는 경우 일반 영화보다 많게는 3배의 제작비가 투입된다고 한다.

이러한 고비용 구조는 결국 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될 수 밖에 없다. 3D가 아무리 높은 만족도를 제공한다고 해도 비용의 문제로 인해 수요 견인이 어렵다면 시장 활성화는 예상보다 더뎌질 수 있다.

과거에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고 테마파크로 밀려났던 3D가 다시 관련 산업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등장한 지금 소비자들의 관심이나 기대 수준은 과거와 다르게 훨씬 높아져 있다. 특히 TV의 경우에는 이미 기존의 2D TV의 수준도 많이 향상되어 있다. 따라서, 입체영상을 아무런 불편함없이 즐길 수 있는 기술 수준이 아직 갖추어지지 않았고, 볼만한 컨텐츠도 부족한 현재의 3D 시장의 고비용을 소비자들이 부담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이러한 고비용 구조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이 마련되지 않으면 기술이 개발 되고 양질의 컨텐츠가 확보되어도 3D 시장 활성화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3D 시장이 아직 개발 초기에 있기 때문에 관련 기업들만의 자체적인 노력만으로는 고비용구조의 해결은 어려울 수 있다. 초기 3D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민간 차원을 넘어선 제도적, 정책적 지원 또한 필요하다.

3D 시장의 성패는 이러한 당면 과제들이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최선의 해결안을 내놓을 수 있는 가에 달려있다. 이는 특히 3D TV에 더 시급한데, 그 이유는 3D 시장 및 TV 시장에서 3D TV가 가지는 의의에서 찾을 수 있다.

3D TV의 의의

● 3D 시장 활성화의 중심에 위치
3D에 대한 관심은 영화 뿐 아니라 게임, IT 등 다방면으로 증가하고 있다. 영화 및 애니메이션 산업에서 3D는 영화 산업의 역사에서 무성영화가 유성영화로 바뀌고, 흑백에서 칼라로 바뀐 것과 같은 수준의 획기적인 전환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PC 게임의 경우 이미 대부분 타이틀이 3D로 제작되어 시중에 판매되고 있고, 휴대폰도 입체 UI 및 입체 영상 구현을 시도하고 있다. 심지어, 대표적인 평면 디스플레이인 사진에도 3D가 도입되어 3D 카메라 및 3D 디지털 액자도 출시 예정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3D 시장의 활성화는 가정용 TV에 3D가 적용되는 시점이 될 것이라는 측면에서 3D TV는 3D 시장 활성화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최근 3D가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는 있지만 아직은 초기 시장이고 수요보다는 공급 측면에서의 관심이 더 크기 때문에 제품이나 컨텐츠 측면에서 3D에 대한 수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홈엔터테인먼트의 중심인 TV에 3D가 적용된다면, 3D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관련 제품 및 컨텐츠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여 3D 시장이 전반적으로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3D 시장이 전체적으로 활성화가 되면, 기술 개발이나 컨텐츠 확보도 보다 용이해지고 비용부담도 분산되기 때문에 이는 3D TV에 다시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결국 3D TV로 인해 가속화되는 3D 시장의 활성화는 다시 3D TV 성장의 기폭제가 되는 선순환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

● 차세대 TV 시장의 주요한 경쟁 요소
3D TV는 3D 시장은 물론, TV 시장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TV의 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TV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기대 수준이 “보여주기”라는 TV의 기본 기능에 국한되어 높아지고 있다면, TV를 만드는 제조업체 입장에서의 고민은 화질 개선에 집중되어 단순해질 것이다. 그러나 TV의 화질 개선이 소비자 기대 수준을 넘어서고, TV의 기술보다는 기능들이 부각되면서, 그리고 TV로 제공되는 컨텐츠가 다양해지면서 TV는 단순한 디스플레이를 넘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3D는 2D가 제공하지 못하는 사실적 입체 영상을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사람들로 하여금 보다 수준 높은 시각적 만족도를 느끼게 해준다. 특히, 운동 경기와 같이 전후 좌우의 움직임이 활발한 영상에서는 2D와 3D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실제로, 2002년에 월드컵 조직위원회는 국제 미디어 센터에 3D TV를 설치하고 3D로 경기를 방영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렇듯 기존의 TV가 단순히 보여주기 기능에 있어서 기술적으로 성숙화 단계에 이르러 더 이상 소비자에게 새로운 만족을 주지 못하는 미래에는 어떤 것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경쟁요소가 될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차세대 TV 시장에서는 3D가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각될 것이다.

그러나 흑백 TV를 대신한 칼라 TV, 아날로그 TV를 대신한 디지털 TV의 관계처럼 3D TV가 2D TV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컨텐츠에 상관없이 흑백 TV보다 더 실제에 가까운 색감을 표현해 주는 칼라 TV를 선호하고, 아날로그 TV보다 더 선명한 화질을 보여주는 디지털 TV를 선호한다. 그러나 3D의 입체감은 컨텐츠나 소비자에 따라서 제공해 주는 효용이나 만족도가 차이가 있기 때문에 2D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따라서 3D TV가 미래 TV의 중요한 경쟁요소가 되기 위해서는 기존 2D TV에 3D가 추가되는 형태로 2D와 차별화될 필요가 있다. 모든 방송 프로그램이 3D로 제작되기 보다는 2D로 제작된 것도 시청자들의 기호에 따라 3D로 전환시켜 볼 수 있는, 즉 2D와 3D가 컨텐츠 및 소비자에 따라 선택 가능한 TV가 궁극적인 모습이 될 것이다. 2D와 3D가 있다면 2D를 선택하는 사람이 더 많을 수도 있겠지만, “2D”와 “2D가 가능한 3D”라면 후자가 더 경쟁력이 있을 것은 분명하다.

3D TV, 전략적 관점에서도 접근 필요

3D TV의 등장으로 단순히 보는 TV에서 체험하는 TV로 새로운 TV의 정의가 세워지고 있다. 그러나 3D TV 시장은 3D TV가 제공하는 새로운 효용이나 낙관적인 시장 전망에만 기대어 접근해서는 안 된다.

향후 3D TV가 활성화될 경우 사전에 이에 대한 대비가 어느 정도 되어 있는가에 따라서, 시장의 경쟁구도가 바뀔 수 있다. 지금은 국내 기업들이 TV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는데, 향후 3D TV가 활성화될 경우 3D 관련 기술 개발이나 표준화 등에 있어 국내보다 다소 앞서가고 있는 일본 기업들의 역공이 예상된다. 일본은 2003년에 이미 산요, 소니, NTT데이타 등의 민간 주도로 3D 컨소시엄이 만들어졌다. 이후에도 국가 차원에서 3D TV 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고, 2007년부터는 BS11을 통해 3D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다. 또 PDP에 집중해 현 디지털 TV 산업의 주류에서 다소 비껴나 있는 파나소닉이 3D에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차세대 TV 시장에서의 주도권 싸움에서 3D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따라서, 특히 국내기업들의 경우 3D TV 시장이 활성화 되었을 때 일본의 역습에 대응하기 위해 미리 3D TV의 시장에 주목하고 대비해야 한다....LG경제연구원 이지홍 선임연구원

*LG경제연구원이 발행하는 LG Business Insight 1052호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