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마감으로 일이 넘쳐나는 와중에 양병규 님의 호출을 받아 '한국델파이연합(회장 양병규)'이 주최하는 델파이 세미나 장으로 카메라 가방 하나 달랑 들고 헐레벌떡 달려갔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 편집장님도 참 맘이 너무 넓으십니다.
저질러 놓은 일이 많아서 넘겨야 할 원고도 미뤄둔 일도 태산인데 마감 중에 태연하게 세미나장에 가겠다는 호랭이를 싫은 말씀 한 마디 없이 보내 주시니 말입니다.
그런데 세미나장에 가보니 ‘닉 하지스(Nick Hodges)’라는 델파이 개발 프로덕트 매니저가 와 있더군요. 놀라운 일은 이 사람이 단지 이 세미나 만을 위해서 한국에 왔다는 점입니다. 보통 기업의 프로덕트 매니저 정도 되면 한국에 방문하여 어떤 커뮤니티나 어떤 기자들을 만나던 간에 일단 고객이 될 만한 여러 기업들과의 미팅도 함께 잡게 마련인데, 이 양반은 오직 세미나 참석만을 목적으로 한국에 왔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어제 왔다가 오늘 세미나 참석하고 내일 가는 일정으로 왔다는 군요. 대한델파이연합회 짱!!! =_=;
아무튼 자주 만날 수 있는 분이 아니니 인터뷰부터 잽싸게 하고 한 가지 특별한 미션을 부탁했습니다. 마소 24주년을 축하하는 인사와 사인을 좀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축하인사는 한글로 써 달라고 했지요. =_=; 지난주에 만난 MS의 비주얼C++ 개발자들도 그랬듯이 이 양반도 처음엔 난색을 표시했지만, 막상 자신이 말한 걸 한글로 옮긴 후에 따라 써 보라고 내밀었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너무 잘 쓰는 겁니다. 게다가 쓰면 쓸수록 즐기기까지 하는 겁니다. ‘개발자’의 ‘개’자를 쓸 때에는 ‘Seven H’라며 농담까지 하더군요.
자 그가 이뤄낸 기적의 증거를 좀 보시죠. 허거덕~ 앉은뱅이가 걷고 소경이 눈을 떴도다. 바다가 갈라지고 반석에서 물이 나오는군화~!
대체 저걸 머리에 털 나고 처음 써 보는 사람의 글씨라고 누가 말하겠습니까?
결정적으로 호랭이보다 잘 씁니다. OTL

한글 짱!!!
하지만 요즘 호랭이는 한글이 얼마나 과학적인 문자인지 새삼 실감하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외국에 나가서 한국어를 가르쳐주기 전에 먼저 한글부터 알려준다고 합니다.
이놈의 한글은 어지간한 사람들도 한 일주일만 알려주면 소리 나는 대로 받아 적을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성취감을 높여주는데 그만이라더군요.
그러고 보면 우리는 우리가 가진 참 좋은 것들을 뒷전으로 한 채, 새로운 무언가를 취하는 대에만 급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아무튼 한글 짱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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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어제 설명도 하지 않고 인터뷰중에 계속 블랙잭으로 메모를 한 탓에 '저거 뭔 기자란 놈이 인터뷰하면서 문자질이냐?'고 오해나 안 했을 지. ㅠ_ㅠ
요즘은 사람에 따라 시간을 차등 배분하는 인센티브제나 뭐 그런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한달에 두 번만 사용할 수 있는 리필이라도 =_=;;;
저도 강의시간에 블랙잭 만지작 거리는데 오해받기 십상일듯해요~
ㅎ.ㅎ 그니까요. ^-^; 그래서 보통은 인터뷰 전에 양해를 구하는데 어제는 정신이 없어서. =_=; 하기야 요즘은 호랭이가 언제까지 제정신이었는지 기억나지도 않지만요.
"아저씨 짱!" 이라고 이메일 보내면 Mr.Hodges가 알아볼까요? 헤헤헤~.
하하하. 일단 보내 보시지요.
메일 주소는 nick.hodges@codegear.com 입니다.
ㅎ.ㅎ
음... 저 진짜 쓰는 인간이지 말입니다... 크크크.
여기 주소 알려줘도 되겠죠?
(물고 늘어지기, 일명 같이 죽자 모드. -.-;
아하하 오랜친구님 그런 간지좔좔 사랑스런 스타일이셨지 말입니다. 쿨럭
좋습니다. 메일 지르시고 인증샷!!! =_=+
예전에 미국인 룸메이트에게 한글을 가르쳐준 적이 있는데 단 4시간만에 읽고 쓰고를 할 줄 알더군요. 한글은 우리 역사상 가장 뛰어난 발명품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르니까요. 참 대단하고도 대단하지요!
초성부터 종성까지 한 글자로 모아두니 영어처럼 읽을 때 고생할 필요도 적지요!
기호도 일반화 되어 있어서 보고 읽고 쓰기 쉽지요.
발음대로 바로바로 읽고 쓰니 어쩜 이런 문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