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꼭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벌써 5년쯤 전의 이야긴데요. 호랭이가 샘터의 기자로 일할 적의 이야기입니다.
샘터는 대학로에 있는 담쟁이덩굴로 둘러쌓인 5층 건물에서 만들어집니다.
그 건물 바로 앞에 작은 벤치가 하나 있는데요.
바람이 솔솔 불던 어느 봄날 샘터의 김성구 사장님이 호랭이를 불러 그 벤치의 옆자리에 앉히셨습니다.
"정기자. 이제 얼마 있으면 이 건물은 담쟁이 잎으로 뒤덮일거야. 그때 잘 지켜보도록해. 담쟁이덩굴은 절대 아래쪽부터 잎이나는 법이 없어. 그렇게 해서는 저 높은 곳까지 봄의 물을 빨아올릴 수가 없거든. 그래서 작은 싹도 잎들도 모두 맨 위쪽부터 차츰 내려오면서 단다고"
사장님의 말씀을 듣고 있노라니 담쟁이덩굴에게서는 배울 점이 참 많았습니다.
담쟁이덩굴은 손바닥만한 땅만 있어도 한없이 놓이 뻗어 올라갑니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기다려주고 함께 나누는 미덕이 있는 덕분입니다.
가는 줄기를 가지고 있어 높이 뻗어 올라갈 수 없는 대신 담에 기대고 대신 따가운 햇살로부터 담을 보호해 줍니다. 또, 사장님의 말씀처럼 맨 꼭대기까지 물이 올라가지 않으면 잎을 틔우지 않습니다. 중간에 성미급하고 욕심 많은 잎이 나 버리면 담쟁이덩굴은 그리 높이까지 뻗어올라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또 있습니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담쟁이 잎들이지만 공고를 햋빛을 나눠볼 수 있도록 잎을 펼칩니다. 적당한 기술기로 잎을 펼치고 있는 덕분에 어느 잎 하나 다른 잎의 그늘에 가려지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선순환 구조인 셈이지요.
사람들도 담쟁이를 좀 닮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호랭이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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