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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랭이 사는 이야기

살 사람은 어떻게든 산다!!!




지난 주말에 문병을 다녀왔습니다.

암 수술을 받은 형수님의 문병이었습니다.

유방암 1기에서 2기 사이였던 덕분에 다행히 수술 결과는 좋을 거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참 놀라운 얘기를 듣게 됐습니다.

사실 형수님은 암 검사를 받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아주 친한 친구분이 당신이 암 검사를 받으러 가니 우리 형수님도 같이 가자고 권유한 겁니다.

마침 건설 경기가 나쁜 탓에 인테리어 일을 하는 형님은 다음 기회에 검사를 받으라고 했지만

그날따라 형수님도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꼭 받고야 말겠다며 형님의 카드를 억지로 빼앗다 시피 가지고

병원으로 갔다는 겁니다.

그래서 암 판정을 받은 거죠.

만약 친구가 검사 받으러 같이 가자고 하지 않았거나

억지로 카드를 빼앗아서 검사를 받으러 가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신기한 얘기는 여기에서 끝이 아닙니다.

호랭이 어머니의 일화는 이보다 더욱 놀랍습니다.

아마 호랭이 열살 적 얘기인 걸로 기억합니다.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얼마 후에 어머니께서 거실에 누워서 잠자고 있는데

하얀 소복을 입은 할머니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시더랍니다.

어머니는 깜짝 놀랐지만 그 할머니가 아버지 어릴 적에 돌아가신 시어머니란 얘기를 듣고는

다시 마음을 가라앉혔다고 합니다.

거실에 들어와 앉으신 할머니는 손금을 봐 주겠다며 어머니 손을 펼쳐보라고 하셨답니다.

그래서 손을 보여주니 손가락 끝을 살짝 꼬집는 듯 하더니 이내 우리 어머니의 왼쪽 가슴을 콱 꼬집으시더랍니다.

놀라서 잠에서 깬 어머니는 가슴을 만지며 꿈에서 깨셨는데요.

그곳에 작은 덩어리 같은 게 만져지며 아프더랍니다.

그래서 그 길로 병원에 달려가서 조직 검사를 하고 작은 수술을 받을 수 있었지요.

어머니는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눈물이 절로 난답니다.

열 살, 일곱 살배기 철모르는 두 아들만 두고 세상을 떠나게 될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걸어가면서도 눈물이 막 흐르더랍니다.

할머니의 현몽이 아니었다면 지금 호랭이도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듣다보니 정말 운명이란 것이 있기는 있나보다라는 생각과

살 사람은 어떻게든 살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주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