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좋아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호랭이다보니 그런 사람들을 볼때면 '형'이나 '사부'로 모시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기자라는 직업 때문에 꾸욱 참게 마련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이나 친구로 맺게 된 사람이 몇 명 있습니다.
그중에 한 사람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이일민 씨입니다. 그를 보고있노라면 호랭이는 좌절할 수밖에 없습니다. 알면 알수록 더욱 그렇게 됩니다. 호랭이는 머리가 좋지 않기에 늘 이 말 한마디를 가슴에 품고 또한 의지하며 살고 있습니다. '천재는 열심히 하는 사람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
그런데... 이인간은 천재형이면서도 동시에 어마어마하게 공부하는 타입입니다. 그래도 그를 미워할 수 없으며 차라리 존경하게 만드는 점은 자신의 지식을 남들과 나누는 것에 전혀 인색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그는 바쁜 일정에 세미나까지 하고 더불어 마소에 기고도 빠지지 않고 하는 사람입니다. 얼마나 바쁘겠습니까. 그런데 그 와중에도 오픈소스 프레임워크를 개발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게 사람인가? 돈 한푼 나오지 않는 일이다. 돈은 커녕 한국의 경우 자신이 그걸 잘못 써서 뭔가 문제가 생겼더라도 개발자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우기까지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 어째서 애써 만든 작품을 불구덩이에 집어 던지려는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호랭이는 일민형에게 말했습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개발자들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고요. 아무리 좋은 취지로 한다고 해봐야 그걸 슬적 가져다가 살짝 고쳐서 마치 자신이 만든 것인양 뻔뻔하게 구는 사람도 생길거라고요. 제대로 된 피드백 따위는 애당초 기대하기도 힘들다거라고요. 이런 저런 부정적인 이야기들을 늘어놓고 있는 기자에게 던진 일민형의 짧은 한 마디에 더 이상 입을 놀릴 수가 없었습니다.
"너는 오픈소스 개발자들이 이해가 안 되니? 나는 밤새도록 영화 대사 번역하고 자막파일 만들어서 공유하고, 힘들게 캠코더를 극장에 들고 들어가 영화를 촬영까지 해서 인터넷에 공개하는 사람들이 더 이해가 안 가던데. 다 자기 좋으니까 하는거야."
꼭 공유로 인한 피드백이 아니더라도 오픈소스 개발자들이 얻게 되는 것은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오픈소스 개발에서 뿐 아니라 지식의 공유에서도 같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안 그래도 커다란 그의 몸이 산처럼 크게 보였습니다. 저건 부처의 얼굴인가!(라고 생각했지만 그의 아버님이 목사님이시지 부처보다는 예수님에 빗대어 생각할 걸 그랬습니다)
그는 좋은 개발자가 되고 싶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노하우를 사람들과 공유하라고 말합니다. 힘들게 공부한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림으로서 자신의 지식을 더욱 단단히 다질 수 있고, 그럼으로서 자신의 팀을 더욱 성장시킬 수 있다고요.
11월호 마소 특집 내용 중 일부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이런 개발자가 얼마든지 있겠지요!
호랭이는 이제 이런 개발자들을 찾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눈에 불을 켜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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